[랜선갤러리] 하선영 작가의 '그의 정원, His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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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갤러리] 하선영 작가의 '그의 정원, His Garden'
  • 정민기 기자
  • 승인 2022.02.1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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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정민기 기자] 이번 주 랜선갤러리 주인공은 하선영 작가이다. 살아있는 생명체들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하선영 작가는 회화에서 사진으로, 사진에서 회화로 그 매체를 옮겼다.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프랑스 남쪽, 프로방스 지역에 있는 아를의 국립 사진 학교에 입학한 하선영 작가는 작고 예쁜 도시에서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을 만난다. “아를의 정원 앞마당에는 올리브 나무가 있었다. 매일, 매일, 올리브 나무를 보며, 작업 구상을 하기도 하고, 밥을 먹기도 하고, 그냥 바라만 보기도 했다. 바람이 불 때, 올리브 나무는 춤추듯, 바람에 모든 나뭇가지와 잎과 열매를 맡겼다.” '자연에 순응하여 조화를 이룬다'는 노자 의무 위를 상기시키는 하선영 작가의 글에는 자연의 흐름과 그 숨결을 자각하며 지냈던 아를에서 3년, 12계절의 사색의 시간이 묻어 나온다. 그 시간들은 자신의 삶과 작품을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모든 것에는 그들 고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작가의 사고에서, 살아있는 생명체들의 형상은 자연의 구성 요소의 하나로 하선영의 <그의 정원, His Garden>에서 서로 만난다. 하선영의 캔버스 안에서, 대상의 표현들은 간결하고 배경색은 모노크롬 같이 절제되어 있다. 햇살 아래 늠름하게 서 있을 때나, 바람에 몸을 맡길 때에도 나무와 새, 그리고 산은 각각 자신만의 장소에서 특별하다. 위도와 경도로 명명되는 작품 제목들은 대상들과 자연 현상들이 만난 장소를 제시한다. 그 순간, 그들만의 위치에서 발생된 에너지의 파장은 색으로 표현된다. 어느 장소에 있던,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고유의 에너지를 지니지만, 자연현상들과 만나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다. 빛의 반사로 인식되는 대상의 형상이 외면의 색으로 표현된다면, 대상의 내면에서 발생되는 에너지의 파장, 즉, 그들의 아우라는 배경색으로 나타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한 듯 보이는 빛의 반사처럼, 대상들은 각각 붓의 터치가 거의 없는 단색, 혹은 두 색, 바탕 위에 놓인다. 하선영 작가의 회화 속에, 간결하게 표현된 구상적 이미지, 평면적 배경, 보색 관계의 원색 구성 등은 팝아트와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상업적이 거나 도구화된 대상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들을 주제로 삼은 그의 작품들은 팝아트와 상반된다. 그의 대상들은 외 형만을 보고 재현하는 고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의취', 작가의 의지와 취향에 의해, 의태, 작가 마음의 상태인 심경, 즉, 마음으로 느끼고 읽은 대상인, 자연에 대한 표현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바람의 숨결에 의해 움직이고 빛의 반사에 의해 보여진다. 한 순간에 하나의 빛이 지나가듯이, 그 근원이 되는 빛과 그들이 머무는 장소에 따라 그들은 각자 다양한 형상과 색채로 나타난다. 그의 회화 작품 속에, ‘땅의 이치를 따르는 사람인법지'처럼 나무와 새는 무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온화한 배경 속에 평온하다.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땅지법천'인 산은 사계절의 변화를 머금고 고요 속에 움틀거린다. 하선영 작가의 작품은 넘치지 않는 절제된 표현으로 ‘도는 자연의 이치를 따른다.'는 노자의 무위 사상이 담겨있다. '자연 그대로' 의도를 보여주듯이, 그들 본연의 모습은 <그의 정원, His Garden> 속에서 모두 하나이다. 아를의 정원은 그 어디에도 있다.

 

[내용참조=김현숙 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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