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앤컬처뉴스 정민기 기자] 이번 주 랜선갤러리 주인공은 차현주 작가이다. 차현주가 자신이 개발한 새 신체 독법에 의한 <열린 손>을 선보인지 3년여 만에 그 두 번째의 버전을 내놓는다. 애초 필자가 그녀의 <열린 손>을 가리켜 ‘인체의 새로운 독법'이라는 주석을 붙인 건 2015년을 전후로 작가가 시도한 바 있는 유리조각 <하회 사람들>에서 '미지의 감추어진 이미지'를 추가하려는, 이를테면 이면의 모습을 전면의 그것과 아우르고자 하는 한국적 인간상을 중심 주제로 다루고자 하는 데 대한 찬사였다. 이는 특히 유리기법의 하나인 '슬럼핑 (slumping)의 의의를 적시하려는 데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조각이 서구의 동점 이래 경직된 패턴으로 기우는 데 대한 비판의 일환으로 보이지 않는 이면을 보이는 전면과 융합하고자 하는 시도가 더 없이 지당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당시 작가 자신이 제기한 슬럼핑에 의한 '미니멀 슬라이스'(minimal slices)가 비록 조각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매스이면서도 이면에 잠재된 또 다른 상을 아우르는 매력을 더함으로써, 우리 조각이 갖는 유연성의 확보를 위한 새 장이라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했던 조각가 차현주가 이번에는 그 두 번째 《열린 손》의 버전으로 슬럼핑 대신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는 캐스팅의 손이 갖는 내면과 밖의 경계를 융합하는 또 하나의 독법을 시도한다. 이는 일찍이 손을 다루어 온 조각가가 손이 지각하는 내면과 그 바깥이라는 별개의 세계를 하나로 연계 (complicity in a chain)하려는 충분히 가능한 논리적 실험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자료참조=김복영 미술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