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상태바
[인물 소개]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 유지선 기자
  • 승인 2022.02.28 0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사진출처=웰니스앤컬처뉴스] 김응수의 Das Leben 앨범 사진 캡처
[사진출처=웰니스앤컬처뉴스] 김응수의 Das Leben 앨범 사진 캡처

[웰니스앤컬처뉴스 유지선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에 대해 국내 클래식계 관계자들은 ‘저평가된 연주자’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한다. 뛰어난 기량이나 해외 활동에 비해 국내에선 대중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탈리아 지네티 국제콩쿠르 1위, 그리스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1위, 티보르바르가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 등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 및 입상했다. 

2012년부터는 오스트리아 레히 클래식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및 메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고, 2017년 Sehnsucht (동경)라는 타이틀로 Decca에서 무반주 음반이 발매됐으며, 2018년에 이어 2019년 브라질 그라마도 뮤직 페스티벌의 상주 연주가로 재초청 됐다. 

그가 연주자로서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는 ‘무관의 제왕’으로 불린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다. 구 소련 시절의 우크라이나 출신인 오이스트라흐는 야사 하이페츠와 함께 20세기 바이올린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며 후배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구 소련 시절 리투아니아 출신 하이페츠가 어린 시절부터 신동으로 주목받으며 성장한 데 이어 공산당 혁명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 최고의 연주자로 자리매김한 것과 달리 오이스트라흐는 신동이 아니었으며 청년기엔 국제 콩쿠르 2위에 머무르는 등 40대가 훌쩍 넘어서야 각광을 받았다. 구 소련을 떠나지 않은 오이스트라흐는 1950년대 들어서 서방에서 공연하며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힘든 삶을 살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을 남긴 음악가도 많은데, 오이스트라흐는 대표적입니다. 오이스트라흐의 동년배인 나탄 밀슈타인(1904~92)은 10대부터 월드스타였지만 지금은 오이스트라흐와 달리 많이 잊혔습니다. 헨리크 셰링(1918~88) 역시 마흔 넘어 데뷔했는데, 연주자의 길이 어려워 멕시코에서 인류학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명성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훌륭한 음악가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 김응수

서울예고를 졸업한 그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거쳐 그라츠 국립음대에서 제자를 철저히 가려 받기로 유명한 보리스 쿠시니어 교수를 사사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지네티 콩쿠르 1위, 그리스 마리아 카날스 콩쿠르 1위, 스위스 티보르 바르가 콩쿠르 2위 등을 차지하며 스위스 비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독일 궤팅엔 심포니 오케스트라, 체코 프라하 챔버 오케스트라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에 협연자로 초청받아온 그는 2012년부터는 오스트리아 레히 클래식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겸 메인 연주자로 활동하였다.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교육자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사진출처=웰니스앤컬처뉴스] WCN 솔직인터뷰 영상 캡처
[사진출처=웰니스앤컬처뉴스] WCN 솔직인터뷰 영상 캡처

프로 연주자로서 그의 삶이 평탄하지는 않았다. 2004년과 2006년 각각 얼굴의 오른쪽과 왼쪽에 마비가 와서 투어를 취소해야 했던 위기가 있었다. 그는 “당시 얼굴 마비로 집중력이 저하돼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계속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얼굴에 팔자 주름처럼 마비의 흔적이 남았지만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상금 때문에 콩쿠르에 출전하기도 했는데, 2003년 티보르 바르카 콩쿠르 때는 3주 동안 초콜릿 크루아상만 먹으면서 버텼다. 2012년 한양대 교수에 임용됐을 때도 사업 실패로 형편이 어려워진 부모님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1년간 고시원에서 지내기도 했다. 

그는 “비록 인생이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내면과 만날 수 있고 시대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음악가의 삶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 음악가는 시작보다 끝맺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지난해에 ​​​​독일어로 ‘삶’을 뜻하는 'Das Leben' 앨범을 발매했다. 앨범은 아버지에 이어 지난해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추모의 뜻과 지금까지 살아왔던 '김응수'의 삶을 담았다. 그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사람'이다. 인간이 갖는 보편적 성향과 특별한 성향을 비교하며 예술 그 자체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고민한다. 그 속에서 연주자로서의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예전보다 깊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연주에 담아내고자 한다. 

이전에 냈던 앨범들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의 삶을 담았다면 ‘Das Leben’은 인간 김응수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꼈던 희로애락을 담은 앨범이다. 특히 그의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그때 느꼈던 감정까지 담다 보니 이번 앨범은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앞으로의 삶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에게 음악은 끝이 없는 예술이고 인생이다. 무수한 관점은 살아가면서 변할 수 있기에 예술도 끝이 없으며 예술 안에 속해 있는 음악을 이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한다. 사람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감각이 청각이라고 하는데, 그렇기에 음악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가장 본질적이고 인간적며, 삶에서 가장 솔직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악일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출처=웰니스앤컬처뉴스] ARTE TV 클래식타임-과천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장면 캡처
[사진출처=웰니스앤컬처뉴스] ARTE TV 클래식타임-과천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장면 캡처

비에냐프스키 콩쿠르에서 2위 등 생전에 만년 2위를 했던 우크라이나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 오이스트라흐는 현재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한다. 깊은 울림을 주는 그의 연주가 관객 뿐만 아니라 동료, 선후배 연주자들에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감을 주는 이유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그의 음악인생 자체에 있다. 

"오이스트라흐는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연주자들에 비해 당시 명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숱한 연주자들이 영감을 받은 연주자로 손꼽히죠."

"전 음악은 음악으로 담아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요.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작곡가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본인의 주관대로 힘든 삶을 살았지만, 결국 우리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남겼죠. (빛을 크게 보는) 시기는 다 다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연주를 들려줄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런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0길 33
  • 전화번호 : 02-499-8014
  • 팩스 : 0508-940-8014
  • 이메일 : yjsqueen@naver.com
  • 웰니스앤컬처뉴스 사업자번호 : 414-06-64165
  • 개업연월일 : 2019-11-05
  • 발행·편집인 : 유지선
  • 신문사업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 52779
  • 등록일 : 2019-12-3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
  • Copyright © 2024 웰니스앤컬처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jsqueen@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숙정 010-8817-7690 magarite@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