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화가 김영희(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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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화가 김영희(정담)
  • 한은경 기자
  • 승인 2022.03.20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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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ARTPEDIA]
[사진출처=ARTPEDIA]

[웰니스앤컬처뉴스 한은경 기자] 

"도시적인 감각이나 인공적인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이 좋아서 자연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어떠한 소재에 대한 집착이나 기발하고 특별한 장식보다는 한 송이 꽃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그저 평범한 것들 속에서 감동을 얻고 진리를 발견하며 그것들 나름대로의 가치를 끌어내고 부각하였습니다. 

그것들의 개성을 살려 강하고 억세며 소박하게 그려낸 저의 작품이 잠시나마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표현하려 합니다. 

화면 전체의 조화와 리듬에 주목하고 자연에서 얻는 색채와 감동이 녹아들기를 기대하며 그려지지 않은 듯한 아쉬움과 다소 불친절한 듯한 이미지 전개를 통해서 보는 이들의 마음 속에서 구체화되어 의미가 부여될 수 있도록 오늘도 무수히 노력합니다."

- 김영희 작가노트 

김영희 화백은 충남 대덕군 동면(현, 대전시)에서 태어나 평소에도 늘 그림을 접하게 해주신 부친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

동아대학교 회화과 서양화전공 졸업하고 개인전 5회, 나혜석미술대전(수원), 부산미술대전(부산시립미술관),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대전), 세계평화미술대전(경기도), 제12회 대한민국한서미술대전(부산문화회관),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서울한전아트센터갤러리), 2018 대한민국한서미술대상-작가상 등 다수 입상을 하며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부산미술협회 회원, 사상문화예술인협회 서양화 분과위원장, 금빛사상미술협회 창립이사 및 사무국장, 부산사생회 회원,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으로 미술계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 활동을 적극 지지해주는 남편과 아들과 딸의 응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의 딸은 디자인을 전공해 예술가족의 대를 잇고 있다. 

"제가 어릴 적 시골 뒷동산에 올라가 친구들과 철없이 놀았던 시절이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론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지요. 그 주변에 소나무, 미루나무,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많이 있었지만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들국화였던 것 같아요. 그 때를 회상하며 이것을 화폭에 담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요즈음 디지털의 발달로 점점 세상은 편리하지만 삭막하기도 하지요. 제 작품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그린 이 들국화 작품을 보고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잊었던 소박한 감성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옛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부산 르네시떼 갤러리 오픈기념 초대전의 소감이었다. 반추상의 20여점의 작품들은 다양한 꽃들의 잔치였고 특히나 김영희 작가의 들국화는 독보적이었다. 나이프를 사용하여 마티에르 기법으로 작업한 입체적인 작품, 머리에서 핀 들국화, 집보다 큰 키다리 일곱 송이 들국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들국화나무 등에서 아름답고 환상적인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편안하고 소박한 들국화를 다양하게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과 감동을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게 해 준다. 

색감이 중요한 작업으로 빛이 좋은 오전에 주로 작업을 하고 있는 그녀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장미나 튤립의 화려한 꽃들도 많지만 그저 평범한 한 송이 꽃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와 같이 소박한 들국화가 주는 감동으로 특색 있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사진출처=ARTPEDIA]
[사진출처=ARTPEDIA]

김영희의 그림은 대자연의 주제 중에서 늘 꽃이 소재가 된다. 그런데 왜 꽃을 소재로 할까 하는 의문은 의문이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금세 풀린다. 그것은 김영희를 대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내면이나 외면이나 모두 향기롭고 화사한 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한 꽃의 마음은 화폭에서 연한 자주색의 쑥부쟁이로, 흰빛 노란빛 들국화로 피어나기도 하지만,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로 박용래 시인의 그리움과 서글픔이 묻어나는❬구절초❭로도 피어난다. 결론지어 화폭에서 꽃으로 다시 핀 김영희의 그림이 전시를 통해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하니, 구절초 매디매디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누이를 기다리는 심경이 이럴까. 벌써부터 그날이 기다려진다.”라고 쓰고 하얀 봉투에 담아 가방에 넣어두었다.

-중략-

붉은색, 푸른색, 연두색 등 원색 배경에 더러는 회화성 있는 배경에 담은 들국화는 너에게 또는 나에게 미주알고주알 세월의 이야기를 나누기라도 하는 걸까. 부족하지도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아 분명 소담스러운데 이를 바라다보는 내 마음은 가을이라는 계절 속으로 깊게 빠져들고 있었다. 바위 위에 핀 앙증스러운 들국화가 그랬고, 태양 같은 들국화가 그랬고, 흰빛 보랏빛의 풍요로운 날의 들국화가 그랬다.

동안의 내가 보낸 가을은 모든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체 고독을 안주삼아 허무를 마시고, 메마른 독주에 취해 갈대의 삭정이처럼 서걱대며 울고 울어야 했다. 그러다가 가끔은 진정이 되곤 할 정도로 한 사내의 감정에 깊은 생체기를 내고도 부족함이 많았다. 그만큼 도려내는 싸늘함은 말없이 떨구어진 낙엽의 창백한 소멸에 비할까.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는 앙상한 가지 위에 애처로운 한 마리 외로운 새의 상하고 상처 난 마음이 그랬을까.

가을, 서늘한 바람이 침묵을 흔들어 깨우며 겨울의 찬비를 부르는 서곡에 진저리를 칠 때, 무욕의 눈에 비친 노란 들국화나 자줏빛 쑥부쟁이, 하얀 구절초는 찬 서리가 내린 것 같은 하얀 마음에 늘 위안이 돼 주었다. 그러한 위안은 어떤 서툰 것도 인정하는 너그러움이 되었고, 나만 옳다는 식으로 간섭하던 일은 되레 부끄러움이 되었다. 한마디로 어리석음을 깨우쳐주었다. 그러한 꽃들이 김영희의 붓 끝에서 다시는 지지 않는 영원성의 가치로 화폭에 남았다.

달리 그 화폭에서 너를 위해 또는 나를 위해 피었다. 한하운이 ❬전라도 길❭에서 그랬던가.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이라며 절망을 노래했는데 반해 김영희의 그림은 붉은 언덕을 배경 삼아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올망졸망 피어난 꽃들의 모습이 정겨운 가운데 반갑다. 즐겁다. 환하다.

이것은 어떤 세련미나 도시적인 꾸밈이 없이 자연의 순수성에 기인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풀 한 포기가 그렇고, 나무 한 그루가 그렇고, 집 한 채가 그렇다. 종합해보면 특별함을 버린 소박함이다. 그러한 김영희는 2003년 나혜석 미술대전의 입상을 시작으로 금강미술대전, 개천 미술대상전, 세계평화미술대전 등의 경력과 타워 현대 여성작가전, 강변 미술제, 아트 페스티벌, 에코 현대 미술 초대전 등 수많은 전시를 통해 알려진 작가로 촉망됨은 물론이고 그림도 밝고 마음도 밝다.

하여 앞으로 어떤 꽃, 어떤 자연의 정경, 또는 ‘춤추는 유성우’나 ‘무의식 속의 나’처럼 회화적인 것 등이 화폭을 통해 그려질까. 하는 기대감과 내 마음을 빼앗아 가버릴 것 같은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다. - 수필가 김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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