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중력에 맞서’... ‘생의 가치’ 일깨울 과학책 70여권을 한 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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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중력에 맞서’... ‘생의 가치’ 일깨울 과학책 70여권을 한 권에
  • 전유나 기자
  • 승인 2022.03.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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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보자
과학이 내게 알려준 삶의 가치에 대하여
[사진출처=한겨레출판] 내 생의 중력에 맞서, 정인경 지음
[사진출처=한겨레출판] 내 생의 중력에 맞서, 정인경 지음

[웰니스앤컬처뉴스 전유나 기자] 한겨레출판이 활발한 집필과 강연 활동으로 많은 이에게 친숙한 과학 저술가 정인경의 신간 ‘내 생의 중력에 맞서’(2022)를 출간했다.

◇이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보자
인간의 운명에 맞선 최신 과학책 70여권 읽기

세계 GPU(그래픽 처리 장치), 자율 주행, 딥러닝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 NVIDIA(엔비디아)의 최고 경영자 젠슨 황은 2020년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20년이 놀라웠다면, 다음 20년은 공상 과학과 같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더는 그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적이다. 그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과학 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한 온라인 서점은 “2020년 과학책 판매량이 역대 최다”라고 밝혔을 정도로 최근 3~4년 사이 과학책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인간은 태어나 이별의 아픔을 겪고, 노화해 결국 죽는다’라는 생로병사의 운명에 더 이상 무력감을 느낄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하는 뜻깊은 책이다. 과학저술가 정인경은 '과학 위의 인간’을 지향하며, 인간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명철한 도구로써 과학을 대해 왔다.

작가는 “인간이 통과할 생로병사의 관문이 ‘중력’과 같다”고 말하며 죽음이나 질병, 노화, 망각, 사랑, 이별처럼 피할 수 없는 그 중력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과학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심도있게 고민한다. 그리하여 운명에 무력해지기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노력하고, 분투하며 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최신 과학책 70여 권을 소개하며 독자와 함께 읽고자 한다. 

1980년대에 출간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부터 매우 유의미한 국내외 최신 과학책 70여 권을 저자와 함께 독파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커다란 장점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가장 특별한 점은 과학책임에도 불구하고 진솔한 인문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정체는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인간을 둘러싼 근원적·철학적 문제를 최신 과학 이론을 통해 고찰하고자 했다.

강연체로 쓰여 쉽게 읽히면서도 그 속에 담긴 내용은 깊고 단단하다. 평소 교양 과학서를 즐겨 읽었던 독자뿐 아니라 인문 교양 독자에게도, 논술이나 수험 등을 위해 탄탄한 배경 지식을 쌓고자 하는 수험생 또는 학부모·교사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도서다.

◇‘우리’에 대한 이해가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만든다는 믿음

나날이 진보하는 세상 속에서 과학 기술 자체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결국 모든 과학 기술의 출발점인 인간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제 1980년 세상에 처음 출간된 ‘코스모스’를 넘어 ‘우리 시대의, 우리를 위한 과학’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내 생의 중력에 맞서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를 위한 과학’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우리 생의 가치까지 새롭게 일깨워보는 건 어떨까.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고, 몸속 미생물이 다르고, 살아가는 환경이 다릅니다. 우주에 우리 자신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합니다. 과학자들은 한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는 여러 지표를 찾아냈어요. 우리의 행동과 성격은 유전자, 미생물총,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생긴 것입니다.

빌 설리번은 “우리 행동을 뒷받침하는 숨은 힘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우리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거의 모두 틀렸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고백해요. 이렇게 과학은 내가 알고 있는 ‘나’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진정한 나를 만나는 길은 쉽지 않아요. 과학책을 읽으며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힘이 들지요. 관성적인 생각을 바꾸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이런 인간적 한계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인간 뇌는 ‘선입견이 가득 찬 편견 덩어리’라고 말이죠. 우리는 진화의 과정에서 우연히 출현한 생물종입니다. 우리 뇌는 합리적이고 올바르게 진화하지 않았어요. 우리 뇌가 완벽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 ‘내 생의 중력에 맞서’ 본문 18쪽~19쪽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을 ‘사회적 고통’이라고 해요. 이러한 마음의 고통에 타이레놀 처방이 효과 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회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신경회로가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같았어요. 사회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었죠.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사회적 고통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략)

가령 ‘막대기와 돌멩이는 내 뼈를 부러뜨릴 수 있지만 험담은 결코 나를 해치지 못한다’라는 격언은 틀린 말이지요. 험담은 막대기와 돌멩이가 뼈를 부러뜨리는 것처럼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어요. 반면 ‘따뜻한 말 한마디’의 위력은 따뜻한 정도를 넘어섭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리는 힘을 주지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끼는 기쁨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 원기를 북돋게 합니다. 우리 뇌의 보상체계가 그렇게 활성화되니까요. 이별의 고통이 쓰라리듯이 공정한 대우는 초콜릿처럼 달콤하지요. 인간관계에서 드러나는 호의와 존중, 공정한 대우에 뇌는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내 생의 중력에 맞서’ 본문 37쪽~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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