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 그림과 만들기로 내면의 치유를 경험하는 '미술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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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 그림과 만들기로 내면의 치유를 경험하는 '미술치료'
  • 한은경 기자
  • 승인 2022.05.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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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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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한은경 기자]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어두워지거나 말 못 할 고민으로 몸과 마음이 무겁고 힘들어질 때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는 명상을 하거나 글, 운동 등 다양 방법으로 힘든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한다. 

예술은 사랑, 이별, 실패, 상실 등의 삶의 고통을 주제로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음 속 깊은 감정을 자극하게 되고 슬픈 감정이 자극되면 눈물을 흘리고 기쁜 감정이 자극되면 웃게 된다. 자연스럽게 ​억눌린 감정이 분출되고 순화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카타르시스’란 바로 감정의 분출과 순화를 의미한다.

다양한 예술 치료 중 미술치료는 미술과 심리학의 결합이다. 특히 말로써 감정이나 경험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아동은 미술이라는 방법으로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 미술은 단지 아름다움의 표현이나 미적 감상의 대상으로만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힘과 치료적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정신의학계와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술 치료는 그림이나 조소, 디자인 등 다양한 미술 활동을 통해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는 치료법이다. 일반적인 심리 치료가 언어를 매개로 이뤄진다면, 미술 치료는 미술 활동을 주된 소통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평소에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마음속 문제도 미술 치료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다. 

말로써 표현하기 힘든 느낌, 생각들을 미술 활동을 통해 표현하면서 안도감과 감정의 정화를 경험하게 하고 내면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여 자기 관찰과 자아 성장을 촉진시키는 치료법이다.

또한 미술 치료는 어린아이나 치매 노인 등과 같이 사고 능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도 무척 효과적이어서 교육 기관이나 복지 시설, 병원 등에서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말로써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꺼려할 경우 미술 활동은 성인에게도 유용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단지 아동은 발달학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미술 활동이 진행되어야 한다. 어른과 아동에서 미술 치료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각 나라마다 다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미술 치료의 역사는 50여 년이 넘는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신과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미술 활동을 시도하였으나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치료 현장에서 이용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이다. 현재 미술 치료는 아동의 경우 놀이 치료, 음악 치료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심리 치료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심리적 충격을 안겨주는 사건을 경험한 아동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통스러운 일을 겪은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 더 자세히 전달하고 정리하게 된다. 학대를 받거나 폭력적인 사건을 경험했을 때 말하는 것 자체가 공포나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데 미술은 그러한 아동의 불안을 감소시키면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미술 치료는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불안, 적응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아동의 심리 치료에 유익하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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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치료사는 상담과 미술 활동을 통해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적합한 치료 방향을 제시한다. 가령 내담자에게서 지나친 강박이나 완벽주의적인 경향이 관찰된다면, 자연스러운 번짐이 일어나는 수채화 기법이나 클레이(색깔점토) 등의 부드러운 재료를 사용해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이끈다. 이후 함께 작품을 관찰하고 감상을 나누며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술치료에 관한 가장 흔한 질문은 ‘미술 행위가 어떻게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미술치료는 약물이나 수술처럼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노리지 않는다. ‘광범위한 심신의학의 차원에서 몸의 질환이 마음에 영향을 끼치고, 마음의 비정상이 몸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 속에서 임상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환자는 그저 의사가 시키는 대로 시술을 받거나 약물을 복용한다. 하지만 미술치료는 환자가 적극적으로 미술 활동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자신의 병을 스스로 치유하는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게 한다. 이를 통해 우울한 감정이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 벗어나고 달라지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그림을 그리거나 미술 작품을 만드는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동안, 신체에는 실제로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진다. 창조하는 과정에서 불안이나 공포의 감정을 개선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심리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미술치료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 내담자에게 편안함과 신뢰감을 주는 분위기를 형성한 다음, 내담자가 가진 문제를 기반으로 스스로 다루고 싶은 문제와 치료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그 목표에 맞도록 다양한 미술 도구와 기법을 활용한다.

연필이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찰흙을 빚어 작품을 만들거나 여러가지 재료들로 콜라주를 하는 등의 미술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미술 치료사는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을 원활히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미술 작업이 끝난 후에는 내담자와 함께 작품을 관찰하면서 그 안에 담긴 생각과 감정을 확인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세부적인 치료 기법은 각각의 미술 치료사가 바탕으로 삼는 이론이나 접근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미술이 지닌 치유의 힘을 이용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미술 치료를 받기 위해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또한 미술 치료 중 제작한 결과물에 대하여 부담을 갖을 필요도 없다. 미술 활동의 결과물보다 과정 자체가 중요하고, 치료자의 도움과 함께 미술 활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치료를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제작한 결과물에 대해서 잘하거나 못한다는 식의 평가도 전혀 의미가 없다. 

아동의 경우는 미술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저항감이 적은 편이고 언어적 표현보다 더 자연스럽게 감정이나 고통, 심리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성인의 경우에는 미술 활동과 관련해서 어색해하거나 자신의 창작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데 미술 치료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안내를 통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의 대뇌에 있는 ‘고통과 기쁨의 분배자’라는 별명의 변연계는 사람의 감정과 동기 유발을 주관한다. 활발한 음악 자극이나 미술과 같은 시각 자극은 정서를 관장하는 변연계를 직접 자극하여 도파민 생성과 같은 뇌의 화학 작용을 활성화시킨다. 긍정적인 호르몬 변화와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음악이나 동작·미술 활동 등은 사람을 자극시키거나 반대로 안정시키는 데 직접적인 생리적 반응을 돕고,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아우르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유도한다. 이러한 자율신경계의 자극은 사람의 정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동기유발과 적극적인 태도 변화 등을 유도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손으로 만들고 그림을 그리면서 정서적인 해방과 만족감을 느낀다. 부정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도 있고, 그러한 감정을 수용적인 태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미술치료다. 마음 속에 상처와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점점 늘어 가는 요즘, 미술치료는 순수의 상태가 되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활동이자 치유와 회복을 돕는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내용참조=미술 치료 「art therapy」(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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