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앤컬처뉴스 황상열 기자] 북라이프가 사람과 사랑에 관한 인생 삑사리의 기록을 담은 ‘삑사리까지도 인생이니까’를 출간했다.
‘삑사리까지도 인생이니까’는 상실의 아픔, 떠나간 인연, 상처로 얼룩진 기억 등 늘어가는 나이만큼이나 말 못 할 속앓이는 쌓여가지만, 자신을 돌아볼 여유는커녕 매일 닥쳐오는 일상을 버텨내기에도 바쁜 이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이 책은 사랑과 사람이 힘겨워도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잃고 싶지 않은 여성들을 위한 서른두 번의 위로를 담았다.
전작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를 통해 세상의 엄마와 딸들에게 다정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던 장해주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실에 치여 자신의 마음을 외면해 온 이 시대의 여성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일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과 성찰, 관계를 이어가는 것에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지칠 대로 지쳤지만 냉소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으며 기어이 다정과 행복을 택하기로 한 이들에게 바치는 문장들이다.
‘삑사리까지도 인생이니까’에는 친구에게 부케를 받기 2주 전 파혼했던 이야기, 돈 달란 소리를 꺼내기가 힘들어 6개월 치 월급을 떼이면서도 찍소리도 못했던 이야기, 폭언을 서슴지 않던 남자친구의 가스라이팅을 사랑이라고 믿었던 이야기 등 솔직하고 시원한 인생 삑사리의 기록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까마득한 인생의 어둠 속에서 삑사리를 연발했던 저자는 오히려 그 속에서 빛나는 소중함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준다.
순조로운 삶의 멜로디에서 이탈하고 나서야 더 나답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저자는 발견한다. 이후로도 계속되는 저자의 아주 사적인 고백들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독자들은 계획이 틀어졌지만, 오히려 더 좋았던 삶의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결국 인생이란 ‘예상치 못한 순간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삑사리까지도 인생이니까’는 한없이 무너져 내리는 삶의 폭풍 한가운데에 있지만,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찾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지금의 자신’도 괜찮다는 용기와 응원을 얻을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오늘 좀 못나 보이는 부분은 깨끗하게 씻어 내고 그 자리에 향기 좋은 것들로 채우는 일. 매일 못생긴 나를 보면서 한숨짓는 것보다 못생긴 부분은 다독다독 잘 다듬어서 보기 좋게 만드는 일. 내가 나를 절대 놓지 않는 일. 매일매일 나란 사람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일. 그렇게 나를 사랑하는 일. - '프롤로그' 중에서
그냥 지금은 이런 시간이려니. 아플 땐 그저 짱짱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후욱 크게 숨을 들이켜 햇볕의 기운을 가득히 받아 보자고. 내 속을 저 뜨끈한 햇볕으로 빵빵하게 채워 보자고. 그다음에는 천천히 ‘후우우욱’ 내 안의 나쁜 공기는 뱉어 공기 중에, 바람결에 흩어 버리자고. 그렇게 툭툭 털고 말아 버리자고. 어차피 해는 뜰 때가 되면 뜨고, 꽃은 필 때가 되면 피며, 열매는 맺힐 때가 되면 맺듯, 나의 날도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눈부시게 계속 이어질 테니까. - 본문, '밥 좀 망해도 지구는 말짱하다' 중에서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디톡스가 필요하다. 매일 쌓이는 마음의 찌꺼기와 오물 같은 감정을 그때그때 잘 버려야 한다. 독소가 되지 않도록. 내가 나에게 못된 마음을 품지 않도록.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도록. - 본문, '마음을 잘 버리는 일' 중에서
느리기에 사람과 사물과 상황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선도 생기는 거라고. 느리기에 찬찬히 오래 한곳에 머무를 수 있는 마음이 있는 거라고. 느린 건 그냥 느린 것일 뿐이지 나쁜 게 아니라고. 느리기에 어쩌면 더 애틋하고 환하게 내 속을 가꾸고 바라볼 수 있는 거라고. 느리기에 주저앉은 누군가에게 손 내밀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거라고. 그리고 막 걸음을 시작한 누군가의 보폭에 맞춰 걸으며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거라고. - 본문, '나라는 꽃을 피워보기로 했다' 중에서
누군가를 미워할까 말까 애매한 감정이 든다면 내일쯤 미워하는 걸로 잠깐 미뤄 두고 그 지옥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나를 몰아넣지 말길 바란다.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지만 어쩌면 미운 마음을 미뤄 둘 수 있는 용기가 더 절실히 필요하기도 하니까. - 본문, '내일쯤 미워할까 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