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전 날에도 공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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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전 날에도 공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이진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03 11:16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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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이진선 칼럼니스트]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중, 고등학교 내신고사 기간이 되면 스터디카페나 독서실은 호황이다. 스터디카페 사업 성장률이 한 해 200%이상 라는 기사의 내용이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러나 시험기간이 되면 의례적으로 친구들끼리 단체 등록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의 입장으로서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친구들과 함께 했든지 혼자 등록 했든지 이왕 등록한 김에 열심히 공부하면 좋으련만, 아이들이 시험 며칠 전부터 더 열정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에 애가 타기도 한다. 내신이 중요한 입시제도에서 시험을 코앞에 두고도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모습에도 나름 이유가 있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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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자기 불구화 전략’ 때문이다. 이것은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E. 존스와 스티브 버글라스가 발견한 현상인데 자신의 자존심을 보호하려고 하는 일종의 심리적 전략이다. 일례로, 자신의 성적이 나쁜 이유는 시험 며칠 전부터 아팠다든지, 감기약 때문이라든지 혹은 시험 당일 컨디션 때문이지 내가 못해서가 아니라는 일종의 자기 합리화다. 이런 자기 불구화 전략은 아이들의 시험 기간에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성인들의 경우 직장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과음을 하거나 “요즘 일이 많아서 한두 군데 정도는 실수가 있을지 모른다.”는 등의 핑계를 대는 태도 또한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런 자기 불구화 전략이 너무 반복되면 어떤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해 버리는 현상으로 이어 질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왜 학업에 관해 자기 불구와 전략의 행동을 보여주는가? 부모들은 언제나 내 아이가 학업에 뛰어나기를 바란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달리기에서 일등을 하는 것보다 공부로 일등 하는 결과가 부모의 어깨를 더 으쓱하게 만든다. 사람마다 가진 재능이 다 다른데, 부모로서 공부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아이들은 이런 부모들의 기대에 부흥하고 싶다. 하지만, 요즘 교육 커리큘럼이나 교과서 수준을 보면 밥 먹고 공부만 하는 생활도 녹녹치 않은 것 같다. 입시의 기본은 언제나 성적이었다.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제 성적표이지 저의 적성이 아니에요.”라던 어떤 학생의 우스갯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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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의 입시 제도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과를 정하고, 본인의 성적에 맞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은 심리학과가 있는 대학교를 본인의 성적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적성을 중요시 한다는 입시 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2021년에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4년제 대학교 신입생들 기준 약 34만 명중 2만 명이 자퇴했다. 요즘 수험생들에게는 대학 합격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기왕이면 서울 소재 대학으로, 상위권 대학으로, 의/약학계열 학과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반수생 혹은 재수생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입시교란 상태다. 부모나 담임교사의 권유로 진로를 정하고 대학 입학을 정했던 아이들이 뒤 늦게 본인의 목표를 찾아 노력하는 것 같아 응원하면서도 안타깝다.

부모는 아이에게 막연하게 공부에 대한 기대를 하기보다 아이가 가진 흥미와 적성을 찾는데 더 주력해야 한다. 이로 인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같이 찾아 주는 것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뒷바라지이다.

또한 “톰 소여 효과”가 또 다른 대비책이 될 수도 있다. 자발적 참여 동기로 임하면 같은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현상인데, 쉽게 말해 일이 게임이 되면 즐거움을 느낀다는 현상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다른 사람이 시키면 재미가 없다. 그 일을 하게끔 일의 가치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고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학업 과정을 무덤으로 만들지 않도록 공부의 필요성을 동기부여 하도록 해야겠다.

이진선 칼럼니스트

- JS 어학원 원장

- 사법통역사, 전문 통역/번역사 (영어)

- 미국 타코마교육청 인증 ESL 강사

- 북코디네이터 (영어)

- Google Educator , TESOL Canada

- EBS진로진학 상담 전문가

- 세대공감 라파스랩 수석연구원

- <거인을 깨우는 사람들> 저자

- 통합폭력예방 교육강사, 금연/금주 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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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소통가 2022-10-06 07:39:53
공부를 잘한다는 게 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암기 잘하고 시험 잘 보면 인생이 보답을 해 주었는데 이제 답도 없는 시대에 어땋게 공부해야 할 지 모를 거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교육 자체에 대해 생각이 많아집니다.

앨리샤 2022-10-05 19:28:37
결과 중시 시스템에서 동기부여란 그저 또다른 결과를 내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수 있는데, 재미를 찾고 재미있는 것이 학업과 연관되도록 교육 환경을 잘 구성해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그렇듯 진리는 단순하니까요~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모리 2022-10-05 00:58:03
핵심을 뚫어주시네요
톰소여효과와 핑계 없는 무덤없다가 인상적

치민 2022-10-05 00:43:33
아이들의 눈높이와 감정을 가장 먼저 읽어봐야 겠습니다

세현 2022-10-05 00:38:06
동기부여..쉽지않지만 그러기에 더 가치있는..^^
한번더 생각할수있는 시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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