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문예 플랫폼은 웹소설, 웹툰만 유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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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문예 플랫폼은 웹소설, 웹툰만 유통할까?
  • 김준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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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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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김준현 칼럼니스트] 올해 9월 초부터 말에 걸쳐 인터넷 신문 지면을 통해 새로운 웹문예 플랫폼의 런칭 소식이 여러 번에 걸쳐 보도되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형 서점을 수십 년째 운영 중이며, 또 이미 웹소설 플랫폼과 e-book 플랫폼을 운영하는 교보문고에서 새로 내놓은 웹문학 플랫폼 <창작의 날씨>가 그것이다.

대학에서 ‘웹문예’를 가르치는 필자의 관점에서 볼 때 흥미로운 점이 있다. 해당 소식을 알리는 언론들이 ‘웹툰, 웹소설을 넘어 웹문학의 시대’라는 표현을 썼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새롭게 런칭된 플랫폼은 웹소설을 다루는 것도, 웹툰을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단편소설’과 ‘수필’ 같은 전통적인, ‘종이 문학’ 장르의 작가와 독자들을 주된 이용자로 설정하였다고 한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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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웹툰이 아닌 전통적인 문학 장르를 다루는 웹문예 플랫폼이 등장한 것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필자를 비롯한 웹문예 관련 학계 및 업계 사람들에게 폭넓게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문학작품, 혹은 문학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에 있어서 ‘웹’이 가지는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웹에 플랫폼을 만들고, 그 플랫폼에서 작가와 독자가 수평적으로 활발하게 상호소통한다는 것만 해도 종이책이라는 매체에서는 따라하기 힘든 엄청난 강점이다. 

작가 입장에서는, 플랫폼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자신이 창작한 작품을 플랫폼의 독자들에게 물리적인 장벽을 거치는 거추장스러운 과정을 대부분 생략하고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독자 입장에서도, 가입해 둔 플랫폼에 수시로 접속하여 새로운 작품을 찾고, 또 등록해 놓은 결제 정보를 통해 매우 빠르게 작품에 대한 열람 권한을 획득하여 독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웹 플랫폼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은 모두 ‘웹소설’이나 ‘웹툰’과 같은 특정 장르가 가지는 특수한 속성이 아니다. 오히려, ‘웹’, ‘플랫폼’을 통해 유통이 이루어지는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편리한 점’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문학이라고 해서 이런 장점이 있는 웹플랫폼을 유통의 경로로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실,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창작의 날씨> 외에도, <포스타입>, <브릿G> 등, 웹소설이나 웹툰보다는 전통적인 종이책 독자들에게 익숙한 장르를 다루고 있는 플랫폼은 진작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문제는, 아직 이러한 플랫폼들이 독서 대중에게 폭넓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웹을 통해 문예 콘텐츠를 소비한다’, ‘플랫폼을 통해 문학작품을 읽는다’라는 말을 들으면, 아직 일반독자들은 ‘웹소설이나 웹툰의 이야기구나’라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그 정도로 ‘웹 플랫폼’이 새롭게 만들어진, 혹은 대중적인 장르들을 위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독서 인구를 많이 확보한 웹소설과 웹툰의 플랫폼이 유명해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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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극장의 스크린이 상업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위한 것만이 아니듯이, 웹 플랫폼도 그러하다. 

시내 한복판의 극장에서 소수의 관객을 겨냥한 소위 ‘예술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웹 플랫폼에서도 전통적인 독자들을 위한 단편소설과 수필의 독서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웹문예’의 창작과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웹문예 플랫폼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소식과 함께 웹문예 플랫폼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관심도 커지기를 바란다.

‘웹문예’는 웹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문예 분야만 일컫는 게 아니고, ‘웹을 통해 기존에 읽던 작품들을 읽어 나가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김준현 칼럼니스트

[서울사이버대학교 웹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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