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못 하는 사람은 타고나는가, 형성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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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못 하는 사람은 타고나는가, 형성되는가
  • 권도윤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2.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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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권도윤 칼럼니스트] 기질은 개인의 고유한 성질에 따라 반응하는 유형을 말한다. 타고난 성질은 외부 환경과 문화를 통해 성격으로 드러나며 성격은 전 생애에 걸쳐 변화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리를 잘하는 사람과 정리 못 하는 사람은 타고나는가, 형성되는가.

‘저는 정리 DNA가 없는 것 같아요.’ 컨설팅 현장이나 강의하면서 한 번씩 듣는 이야기다. 물론 정리가 잘 안되니 필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겠지만, 정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분들을 뵐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뻔한 소리지만 세상에는 정리를 잘하는 사람도 있고, 말 그대로 정리 유전자가 없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정리에 관한 소질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일까?

정리란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들을 질서정연하게 만들어내는 행위다. 비단 물건뿐만 아니라 공간, 생각, 관계 등 관리를 요구하는 모든 부분에 필요하다. 질서정연하게 만들어내는 행위는 타고난다기보다 학습으로 형성된다. 기본적으로 정리는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흔히 정리 못 하는 사람들의 특징으로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을 꼽는다. 정리 못 하는 이유를 ‘버리지 못해서’라고 스스로 낙인찍는 행위라 전문가 입장에서 공감하지 않는다. 그보다 애초에 왜 비우지 못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비우는 것이 훈련되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니 정리를 못 하는 사람이라고 단정 짓는다. 정리 이야기만 나오면 기가 죽고 ‘이번 생은 틀렸어’라고 농담처럼 쉽게 자조하곤 한다.

물건 정리는 학습이 필요한 분야다. 배움으로 습득해야 한다. 한편으로 정리에 대한 인식 개선, 물건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시선, 공간을 이해하고 구성할 힘도 필요하다. 사실 이 세 가지의 바탕은 자신을 먼저 살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건의 주인인 자신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면 정리된 곳도 금세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물건 정리가 필요한 공간을 회피하게 된다.

다음은 ‘왜’ 정리하려고 하는지 자신만의 뚜렷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막연하게 깨끗함이 좋아서,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닌 구체적인 자기만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막연함 뒤에는 항상 그럴싸한 변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백한 이유는 동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어떻게’ 할 것인가의 질문은 실천의 행위로 끌어낼 수 있다.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어떻게 생각하고 상상하는가에 따라 일상이 달라지고 나아가 삶까지 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는 ‘정리를 못 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생각 대신 ‘정리를 하는 사람’으로 명명할 필요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의 저자 로버트 마우어는 저서를 통해 “큰일을 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아주 작은 일의 반복이다.”라고 말했다. 뇌는 변화를 싫어하고 변화는 두려운 것이라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한다. 큰 목표는 실행하지 않고도 두려움에 직면하게 하고 대뇌피질의 기능을 저해하며 실패에 이르게 한다.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큰 목표가 아닌 작은 목표를 설정하여 두려움을 우회시킨다. 그렇게 되면 대뇌피질 기능은 정상화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정리에도 접목해볼 수 있다. 생활공간 전체를 정리한다는 커다란 목표보다 오늘은 서랍 한 칸, 내일은 선반 하나라는 식으로 정리할 곳을 쪼개어 시작하는 것이다. 분할된 공간은 정리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당장에 뚜렷한 결과물이 없더라도 이 작은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상상했던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모든 결과엔 과정이 따른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반복된 행위는 스스로 학습하게 한다.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 강력한 정리 의지를 갖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정리하는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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