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성형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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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성형을 권합니다
  • 조재숙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4.2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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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쳐뉴스 조재숙 칼럼니스트] 투잡에 쓰리잡까지, 요즘 본업 외에도 부업에 뛰어드는 가장이 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고정월급만 가지고는 생활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단 뜻이다. 2022년 3분기까지 부업자는 54만7천 명. 이중 약 67%인 36만8천 명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구주, 즉 가장이다. 역대 최다인데, 5년 전과 비교하면 10만7천 명이 늘어난 숫자이다.

이런 시기에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고 본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걱정 없이 살기란 쉽지 않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는 더욱 그렇다. 가정 안에서 정신적인 가장의 역할뿐 아니라 경제를 책임지기엔 삶이 그리 만만치 않다. 사회 초년생일 때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넘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업무에 시달리고, 위, 아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춰야 하는 직장 생활이 즐겁지가 않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터에서 가장은 비굴함과 분노를 뒤집어쓴 얼굴을 그대로 나타낼 수가 없어서 가면을 쓰고 지내기가 일쑤다.

녹록치 않은 사회생활을 뒤로 놔둔 채 퇴근한다고 편안히 쉴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여기서도 가면을 쓴다. 가장은 혼자가 아니지만 외롭고 두렵기만 하다. 자신의 무력함에 갈수록 자신을 잃어가고 걱정은 늘어만 간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서 힘들어도 버티고 밝게 살려고 애쓴다. 이것이 가장이 가면을 쓰는 이유이다.

가면 뒤에 가려진 가장은 온갖 걱정 속에서 알게 모르게 병들어간다. 번아웃 증후군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도 걱정 스위치가 좀처럼 꺼지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최고 원인으로 지목한 우울증도 걱정의 연속성 상에서 발생 된다.

이렇게 불안한 사회 속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티벳 속담이 하나 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들에 관한 것이며, 22%는 아주 사소한 걱정들이고, 4%는 우리가 전혀 손쓸 수 없는 일들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걱정해야 하는 일이다. 결국,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다는 말이다.

[사진출처=canva]
[사진출처=canva]

걱정이 산더미 같은 가장에게 좋은 치료법으로는 ‘마음 챙김(mindfulness)’ 명상을 권한다. 고타마 싯다르타와 제자들을 깨달음으로 이끈 ‘위파사나’에서 나온 수행법이다. 걸을 때는 오직 걷는 행위에만, 먹을 때는 오직 먹는 데만 집중해 번뇌 망상이나 판단분별 없이 자신의 행위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게 ‘마음 챙김’이다. 현실을 당장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마음을 챙김으로써 걱정을 하며 가면을 쓰고 사는 가장의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자신의 마음을 챙기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행복은 느낌, 감정, 기분, 정신적인 상태, 또는 그와 비슷한 어떤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행복은 가장 본질적인 차원에서 뇌에 의해 생성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 행복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의 리처드 데이비슨(Richard J. Davidson) 교수는 행복과 관련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는 행복과 관련된 네 가지 중요한 뇌과학적 구성 요소를 통해 행복감은 하나의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그 기술의 첫 번째 요소는 회복 탄력성이다. 역경에서 회복하고 그 결과로 더 강해지는 능력이다.

둘째는 타인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갖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집중력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상활동의 46.9%에서 집중하지 못하는 ‘마음 방황’ 상태였고, 이런 상태일 때 행복감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집중력 훈련으로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는 관대함이다. 주는 것은 행복과 기쁨과 관련된 뇌의 많은 부분을 활성화한다. 알다시피 관대한 사람들은 거의 평화롭고 더 차분하고 더 태평한 경향이 있다. 행복이 기술이라면 얼마든지 훈련에 의해 향상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뇌 구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뇌를 단련해서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라고도 주장한다.

우리 뇌는 알게 모르게 지속적으로 ‘성형’되고 있다. 대부분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뤄진다. 그 성형은 다분히 의도적일 수 있다.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말이다. 그 변화가 행복으로 갈지 불행으로 갈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복하게 살지, 불행하게 살지는 외부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다고 뇌과학은 말한다.부디 가장들이 의도적으로 뇌를 성형하길 바란다.  

조재숙 칼럼니스트

-통합치유전문가
-제이에이치(JH) 교육컨설팅 대표
-제이에이치(JH) 이어테라피연구소 소장
-경남도립거창대학 스포츠재활운동관리과 외래교수
-부천생애학교 가톨릭대학교 이어테라피 강사
-경남도립거창대학 총장표창장 수상
-우수논문상(건양대 보건복지대학원 치유선교학과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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