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보듬어 주는 빛, 옻칠화의 김미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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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보듬어 주는 빛, 옻칠화의 김미숙 작가
  • 현정석 기자
  • 승인 2020.10.1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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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현정석 기자] 작가들에게 소재는 또 하나의 작품이 된 지 오래다. 많은 작가들이 있다보니 작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남과는 다른 특별한 무엇인가가 필요해진 이유다. 보기 드물게 한국에서 옻을 염료에 개어 자신만의 독특한 색감과 빛을 보여주는 작가가 있어 만나 보았다. 김미숙 작가는 현재 서울 나우리아트센터에서 31일까지 전시회를 개최 중이다. 

-. 옻이라는 소재가 특이하다.

김미숙 (이하 김) : 그림이라는 것은 작가에겐 본인과 관람객으로 하여금 상처를 치료해주는 힐링이다. 옻의 색감도 독특하지만 옻 자체가 옻나무에 상처를 내면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분비한 자가치유제다. 이 자체로도 옻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옻으로 나는 정중동의 시간을 화폭 위에서 치료하고 싶었다.

-. 옻칠의 매력은 무엇인가.

김 : 옻칠의 매력은 정복하기 어려운 작업이라는 점이다. 옻이 오르는 것은 차치하고 공예가 베이스가 되어야 하며 우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료에 옻을 넣어 만드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굳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 굳고 나서는 오랫동안 사포질을 해야 하고 그것을 물로 씻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여기서 우연성이 개입되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입히고 갈아내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방수가 되다보니 야외에 전시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반응은 어떤가.

김 : 옻 자체의 색이 겹쳐져 색이 진하다 보니 한국에선 서양화의 느낌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묘하게 동양의 분위기가 난다고 평가한다. 사실 중국에선 옻칠 회화과가 따로 있을 정도로 관심이 깊다. 나도 중국의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 유디트 그림에서 황진이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한다.

김 : 그림을 그릴 때 모델을 보고 한다. 모델 선정 기준이 눈빛이다. 눈빛이 매력 없으면 그림 자체도 밋밋해지기 때문이다. 그림을 보면 눈에 자개를 넣거나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다음 번엔 황진이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려볼 생각이다.

-. 꽃 그림에 특이하게 태엽이 달린 벌이 있는데.

김 : 그림 속의 꽃은 시들지 않는다. 그래서 콜렉터들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꽃을 그린 그림을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꽃은 욕망이고 여인의 향기고 빛의 향기다. 변하지 않는 그 꽃에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옻으로 그린 그림에 일반적인 곤충을 넣고 싶진 않았다. 그랬다면 일반적인 초충도(草蟲圖)에 지나지 않을까. 변하지 않는 시간에 로봇벌을 넣어 더 오랜 시간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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