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앤컬처뉴스 우영훈 기자] 동사처럼 기능하는 그림에 대해 표현하는 최영빈 작가를 소개한다. 운동 속에서도 존재와 분리되지 않는 존재함에 대해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최영빈 작가의 그림 세계를 들여다보자.
최영빈(CHOI Young Bin) 작가는 2010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수료 후 2013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회화 및 소묘 전공으로 석사 졸업했다. 이후 2017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 판화과 박사 수료를 했다.
그는 2020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2018 경기유망작가 신작 창작지원금, 2013 Beers Contemporary (런던) Contemporary vision IV 전시 공모 당선, 2010 0CI미술관 신진작가지원공모 당선, 2004 제24회 비추미 그림축제 <대학생 디지털 파인아트> 금상 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개인전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2020년 빛에 가려진(도로시살롱, 서울), 작별의 무늬(양평군립미술관, 양평), 2019 흐르는 점(아트팩토리, 서울), 2018 모습/밖으로(갤러리 R. 양평) 등 2009년부터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작가의 목소리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요즘 동사처럼 기능하는 그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주어와 결합하지 않은 동사는 그 작용을 세상 어디에도 위치시킬 수 없어, 가상의 움직임을 나의 몸에 불러낸다. 하지만 이런 몸의 반응은 움직이는 대상을 자신에게 이입하는 것과 달리, 애초에 형태를 갖추지 못한 탓에, 그 단어를 다루는 나를 무형의 상태에 머물도록 한다. 예를 들어, '달리다'라는 동사에 집중하다보면 달리는 대상의 움직임을 쫓아 이동하는 눈의 움직임, 거친 숨을 내뱉는 기관지의 자극과 다리 근육의 통증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상기되는데, 이때 흥미로운 것은 내 기억 속에서, 관찰자로서의 감각과 행위자로서의 감각이 혼재돼 있다는 점이다.
관찰하는 순간에도, 나는 움직이고 있다. 보는 동안 무시된 안구의 움직임은, 주체로서의 확고한 위치가 흔들릴 때, 비로소 다른 감각과 동등하게 인지된다. 나는 사고하기 위해 자동으로 처리돼 사라지는 몸의 자극들에 집중해 실재에 가까이 다가간 조형 언어를 만들고 싶다. 이는 그리고 있는 대상을 바라보면서도, 또 그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자신을 포함하는 그리기다. 나와 함께 세계가 드러나기 때문에 그림에는 배경과 분리된 대상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림을 그릴 때, 구조를 만드는 선과 움직임을 드러내는 선을 서로 포개기도 하고, 붓으로 천천히 그려낸 흔적과 물감을 튀기고 뿌리며 생겨난 흔적들을 겹치기도 한다. 그려진 형태와 그리는 행위가 완벽히 통합되지 않고 어긋나게 겹쳐져, 보는 이의 시선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이 운동 속에서 존재와 분리되지 않은 존재함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본 기사는 아트밈과 업무협약을 통해 기획하여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