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갤러리] 최은정 작가의 '하늘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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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갤러리] 최은정 작가의 '하늘 시리즈'
  • 이지윤 기자
  • 승인 2022.01.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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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이지윤 기자] 이번 주 랜선갤러리 주인공은 최은정 작가이다. 최은정 작가에게 '하늘시리즈' 작업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그녀에겐 종교와도 같은 존재이다. 6년 전의 일이다. 순탄했던 삶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갑작스러운 집안의 사업 실패로 하루아침에 반지하 집으로 옮겨가게 된다. 참담한 현실에 맞설 수 있었던 버팀목은 작업이었다. 그리고 그때 '지금의 하늘'을 만났다. 그 시기에 '올려다보게 된' 쪽빛 하늘은 너무나 찬란해서 더욱 슬퍼 보인 하늘이었다. 하지만 어두운 나락의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의 빛을 지닌 그것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앞만 보며 무작정 내달리는 이에게 하늘은 제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때여야만 비로소 하늘은 넉넉한 가슴을 펼쳐 보인다. 최은정 작가도 불행 중 다행으로 늦지 않게 그 하늘을 만난 것이다. 여느 여성처럼 가정과 육아, 작업을 병행하며 종종거리고 살았을 땐 미처 쳐다보지도 못했던 하늘이었다. 그 하늘을 보고 아름다움과 고마움, 희망의 빛을 꿈꾸며 작업 스타일 역시 숙명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전까지의 입체나 설치작품 위주에 열정적인 의욕을 앞세웠다면, 새롭게 만난 하늘시리즈엔 삶의 진정성으로 희망의 꿈을 담아가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새로운 재료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력 외에도 몇 가지 특징이 더 발견된다. 최은정 작가의 작품엔 가을하늘을 닮은 하늘색이 많다. 특히 올려다본 그 하늘의 모습은 답답했던 가슴 속 깊이까지 후련하게 쓸어주는 청명함으로 가득하다. 간혹 등장하는 저녁노을 진 하늘마저도 저물어가는 시듦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희 망의 휴식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따뜻한 감성의 온도를 지녔다. 직접 체감한 삶의 온도를 그대로 옮겼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이 그럴듯한 개념적인 철학이나 의미를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호소력을 지닌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고단한 삶이 아직은 살 만한 가치가 있고, 그 희망은 날마다 만나는 하늘빛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하다. 그녀에게 작품은 곧 삶의 지혜이며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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