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는 더 큰 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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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더 큰 화를 부른다
  • 김유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1.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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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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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김유영 칼럼니스트] 좋은 기분에 한 번 더 화를 참는 건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만, 화가 났을 때 한 번 더 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기 어려운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멈출 수 있는 사람과 멈출 수 없는 사람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도 아니지만, 그 결과는 천당과 지옥의 차이다.


여기 언힌지드라는 영화가 있다.영화를 보면서 나 자신을 대비하며 보았던 뜨끔했던 영화다.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평일 아침 학교에 늦은 아들을 데려다주고 출근을 해야 하는 엄마가 있다. 일찍 일어난 아들은 엄마의 늦잠에 지각하겠다고 하지만, 엄마는 서두르면 된다고 허둥지둥 길을 나선다. 아이는 이 길 보다 저 길로 가는 게 낫다고 하는데, 엄마는 자기 생각대로 고집 피우며 결국, 밀리는 길을 택하고 만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학교에 거의 다 도착할 무렵 직진 신호가 되었는데도 앞차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짜증이 난 엄마는 필요 이상으로  경적을 크게 울리고 흥분하며 앞질러 가버린다.

그런데 이윽고 뒤쫓아 온 운전자는 자신도 사정이 있어서 그랬고 사과할 테니 그녀의 무례한 행동에도 사과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의 요구를 무시한 채 그녀는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지만, 그 차는 그녀를 따라오기 시작한다. 그녀로 인해 분노가 폭발한 남자가 자신뿐 아니라 결국에는 친구와 가족, 그리고 아들까지 노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혼 후, 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엄마는 월요일 아침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출근길 차 안에서 중요한 고객이 자신을 해고하고, 이혼한 남편은 아들과의 약속을 취소하며, 게다가 교통체증으로 아들은 지각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호 대기 중인 앞의 자동차가 신호등이 바뀌었는데도 가지 않자 경적을 울리고 상대방에게 사과하지 않게 된 것이다.

반대로 보복 운전자는 젊음을 바쳐 다니던 회사에서 연금 혜택을 받기 전에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고 아내와의 이혼으로 가족관계도 붕괴한 
상황이었다. 언힌지드unhinged는 불안정한, 혼란한 이라는 뜻이다.

현실의 경우를 보더라도 영화 속과 내용과 별반 다를 게 없다. 20대 남성이 경비실에 자신이 찾는 택배가 없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서 70대 경비원을 마구 폭행을 하거나, 젊은 남성이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20여 분간 노인을 폭행하는 뉴스도 들려온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폭행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무동기 폭행의 전형인 것이다. 묻지마 폭행이나 보복 운전은 순간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타인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분노조절장애의 일종이다. 이러한 장애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정신적인 고통이나 충격을 받아 생긴 스트레스로 코로나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영화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여준다. 영화는 불안정하여 혼미스러운, 정신이상이 되게 만드는 것을 뜻하는 제목 언힌지드와 같이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는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불안정해져 있다.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남자는 자기가 속한 사회에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영화는 불특정의 남자를 통해 분노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조명하고 있다. 각종 스트레스로 불안정해져 있는 현대인의 심리를 지적하고 분노사회를 우회적으로 그리고 있다. 한편으론 가족관계 붕괴의 위험성도 경고한다. 비록 현대인이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더라도 가족은 분노를 억제케 하는 마지막 보루다.

이런 가족관계가 붕괴될 때 분노는 조절되기 어려우며 묻지 마 폭행이나 충동적 범죄로 폭발할 수 있다. 엄마나 가해자인 남자 모두 이혼상태이며 가족관계에 문제가 있었다. 가족관계가 원활했다면 영화 속 남자도 분노를 억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1인 가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지금 영화는 가족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었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50억 퇴직금에 천문학적인 부동산 투기 등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면서 공정사회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열심히 일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우리사회는 점점더 분노사회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세상을 아는 나이인 지천명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분노와 화를 내는 것보다 정당한 분노와 화를 참는 것이 더 어려운 것임을 알듯, 성숙한 어른이 되려면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그 어려운 것을 참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게 되면 그만큼 더 성숙한 사회와 우리가 되리라 믿는다.

자신의 마음도 다치지 않아야 함을 알아 타인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하는 너그러움 속 배려의 마음으로 마음 한 자리 내어주며 살아가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김유영 칼럼니스트]

매일 글을 쓰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긍정의 희망을 전파하려 노력하는 자칭 ‘긍정 마법사’이며 가슴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다. 훗날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심리 상담과 강연을 하며 지금까지 해온 선한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자 한다. 또한 한부모 가정이나 어려운 아이들이 자라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일념으로 그들을 위한 재단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작가와 강연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매칭 서비스 플랫폼인 숨고(숨은 고수)에서 심리 상담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쉼, 하세요] [마음이 향하는 시선을 쓰다] [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 [오늘만큼의 행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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