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생 이야기,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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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생 이야기,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
  • 황상열 기자
  • 승인 2022.10.0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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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도서출판 등]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 표지
[사진출처=도서출판 등]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 표지

[웰니스앤컬처뉴스 황상열 기자] 도서출판 등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극히 인간적이고 평범한데 결코 평범할 수 없었던 인간의 운명적인 모습을 통해 인간이 추구하는 사상과 이념, 가치관에서 세계관까지 돌아보게 하는 소설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가 출간됐다.

“모 주석은 이미 현실이 아니지만 그를 현실 속에서 종종 만난다. 작은 호주머니에 들어갈 크기의 붉은 비닐 포장 어록, 열두 컷 사진 속의 모 주석은 진지하거나 웃고 있다. 그의 눈빛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 작가의 말

김홍정 소설가의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는 장정에서는, 계략, 정당한 일, 인민을 위한 복무, 하앙촌으로 가는 길 6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소설은 전개가 흥미진지하게 박진감 넘치거나 파격적이거나 하지 않다. 불필요한 긴장감을 유도하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인력이 뛰어나다.

조선족의 아들로 혼하 인근 하앙촌에 살고 있던 주인공은 '짱'은 의도치 않게 남한까지 흘러들어와 돌아가지도 못한 채 정착민으로 살고있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의롭고 순한 마음으로 선의를 다해 충성했을 뿐인데 어쩌다보니 운명이 나뉘듯 갈라진 채 이방인으로 한 세상을 살아간다.

인간은 맹목적일지라도 삶을 세우는 자신만의 기준과 지향하는 궁극의 목표가 있는 사람은 그로 인해 발전하고 성장하며 살아갈 의미를 찾게 된다. 그것이 삶의 동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작품 속의 '양충', '짱', '쯔얼'과 '이종명' 모두 실체도 불분명한 '모주석'으로부터 말미암은 삶의 교훈들은 '모주석'을 본 적도 없는 그들에게 전해져 그들이 삶의 방향성을 찾고 목표를 세우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인격이 되었고 인생이 되었다.

[사진출처=도서출판 등]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 홍보 포스터
[사진출처=도서출판 등]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 홍보 포스터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이 땅에 사는 화교들이 지닌 모 주석에 대한 회한과 연민, 맹목적 순종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들의 삶에 대한 가치를 그려내려 했다. 더구나 이념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 현실에서 한 자연인 짱과 우연한 삶을 통해 이념의 굴레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재고하려 했음을 밝힌다.

저자 김홍정은 충청남도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사범대학교(현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계간지 '문학사랑' 소설 부문에서 신인작품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현재 충남작가회의, 유역문학회를 통해 작품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공주문학상, 2020 충청남도 올해의 예술인상 대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소설집 <창천이야기>와 <그 겨울의 외출>이, 장편소설 <의자왕 살해 사건>과 <금강>(5부, 전10권), 그리고 <린도스 성의 올리브나무> 등이 있다. 그 외에 역사문화 기행서인 <이제는 금강이다>와 시집 <다시 바다보기>가 있다.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 작가의 말

어릴 적 시장으로 가는 길 양쪽에 있던 중화요리 집을 기억한다. 짜장면을 볶는 독특한 향 때문에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각급 학교를 졸업하던 날 으레 그 식당에 들러 짜장면이나 붉은 짬뽕을 먹었다. 대학 신입생 환영회도 그곳에서 짬뽕 국물로 술을 마시고 짜장면을 먹고 돌아왔던 것을 기억한다. 오래 전 기억은 흔적으로 남아 가끔 현실 속에서 되살아온다. 흔적 속의 사람들이 불쑥 손을 내밀 때가 있다. 그것이 현실이든 비현실이든 중요하지 않다. 어찌 된 일인지 작가의 삶이 경계선에서 머물거나 그 경계를 뛰어넘어 다른 세상으로 가고 싶은 충동을 지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잔뜩 몸을 웅크리고 글을 쓴다.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이 뻐근할 때가 많다.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 의사는 몸을 펴라고 권유한다.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펼치는 대로 따라가 글을 쓴 경험이 있다. 운동선수에나 있을 법한 힘 뺀 글. 절묘한 즐거움이 있다.

〈모 주석〉은 이미 현실이 아니지만 그를 현실 속에서 종종 만난다. 작은 호주머니에 들어갈 크기의 붉은 비닐 포장 어록, 열두 컷 사진 속의 모 주석은 진지하거나 웃고 있다. 그의 눈빛에서 많은 이야길 들을 수 있다. ‘모 주석의 어록을 공부하여 그의 가르침과 행동을 따르자’라는 린빠오의 말이 새삼 경구로 남는다.

'모 주석은 이렇게 말하였다'는 주인공이 아닌 사람으로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겠다. 특별하지도 않거니와 크나큰 성과를 이룬 사람이 아닐지언정, 아무렇게나 혹은 되는 대로 살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하여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지 않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앞서면 그들 이야기가 정겨울 것이다. 하지만 불편함은 좀 참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을 편집한 유정숙과 도서출판 등 편집진에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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