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들은 우울할 때 화장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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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자들은 우울할 때 화장을 할까
  • 임태은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05 17:2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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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임태은 칼럼니스트] 메이크업 샵에 방문한 한 여성이 비장하게 전 남친의 결혼식에 간다고 외치는 인터넷에 떠도는 밈이 있다. 그 말을 듣고 샵의 모든 스탭들이 분주히 원장님을 찾는다. 순식간에 그 샵의 모든 여성이 독립군처럼 한마음 한 뜻이 되어 그 여성을 돕는다. 전 남친 결혼식에 가는 그녀가 왜 메이크업으로 한껏 힘을 주려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것이다. 전문가의 완벽한 메이크업은 그녀에게 그날 가장 최고의 전투복이 되어 줄 것임이 확실하다. 어쩌면 가장 우울할 수 있는 날, 메이크업은 그녀에게 일종의 방패이자, 치유의 과정이 되어 힘든 순간을 잘 견딜 수 있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메이크업 테라피라고 할 수 있다.

메이크업 테라피(make-up therapy)란 피부 화상 환자나, 피부 질환 환자들에게 치료 후 남은 부위에 화장 기법을 통해 최대한 정상 피부에 가까워 보이도록 위장해주는 준 의료적 치료 행위를 말한다. 메이크업 테라피는 피부 질환 등으로 인해 위축되어 있는 환자들이 사회 활동이나 대인 관계 시 당당할 수 있도록 심리적 지지 역할을 한다. 현재는 일반 사람들도 화장 기법을 통해 우울함을 떨치려 노력하거나, 위축되어 있을 때 자신감을 부여하는 목적으로 메이크업 테라피를 활용한다. 스스로를 매만지고 꾸며가며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점점 아름답게 변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과정의 즐거움 또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메이크업은 테라피(therapy), 즉 치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이미지 브랜딩 품목 중에 챠밍 메이크업 수업이 각광받고 있다. 챠밍 메이크업 수업은 자신의 얼굴 화장법을 배우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품 제품을 찾는 과정이다. 챠밍 메이크업 수업은 늘 선생님이 시연해준 뒤, 수강생이 자신의 얼굴에 직접 실습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수업을 마칠 때면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휴대폰으로 분주히 약속을 잡는다. 이쁘게 화장하고 나니 집에 가려던 생각이 사라지고, 친구를 불러내거나, 밀린 쇼핑을 하러 가거나, 공연을 보러 가겠다는 의지가 생긴 것이다. 이렇듯 메이크업은 여성들의 사회성을 높여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챠밍 메이크업 고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 오랜 시간 경력이 단절된 채 주부로 지내오다가 아이들이 다 큰 뒤 사업을 시작한 40대의 대표님. 잦은 미팅과 발표로 메이크업이 꼭 필요한 분이었는데 샵에 다닐 시간이 없어 스스로 배우고 싶어 찾아오신 분이었다. 5회 정도의 메이크업 컨설팅과 교육으로 혼자서도 다양한 메이크업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드렸다. 첫 수업에는 워낙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던 편이라 생소한 제품과 도구들에 위축되어 어려워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점점 3회차, 4회차가 되어가니 피부 화장이나 색조 메이크업도 능숙하게 하게 되었다. 개인적 이야기를 안 하시던 대표님은 마지막 수업 때 처음으로 아들 이야기를 하셨다.

중학교에 다니는 무뚝뚝한 아들이 화장하기 시작한 엄마를 보며 ‘엄마 이제 진짜 사장님 같아’라고 했다는 것이다. 아들의 그 칭찬 한마디에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는 그 말에 마음이 뭉클했다. 주부였다가, 엄마였다가, 경단녀였다가, 워킹 맘이 되는 수순에 자기 자신의 이름 석 자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너무 오래 불려왔다. 메이크업은 그런 고객님에게 당당하게 본연의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준 것이다. 앞으로 고객님에게 메이크업은 떨리는 발표 날에는 자신감을 장착해줄 것이고, 낯선 미팅 자리에선 든든한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코로나 19가 올해로 3년째에 접어들며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우울이나 불안 등의 감정으로 인해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우울한 날 용감하게 발라 본 레드 립스틱 하나가 하루 종일 활력을 솟게 해준다. 염색한 머리 색깔에 맞춘 아이브로우 마스카라가 내 얼굴을 환하게 하기도 한다. 이렇듯 소소하고 작은 기분 전환이 거듭되면 어느샌가 우울했던 기억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것이다.

임태은 칼럼니스트

- 이미지브랜딩 전문가

- 브랜드가치 플랫폼 더웨이그룹 대표

- 성향분석솔루션 TPA연구센터 대표

- 국제미용예술가협회 위원장

- K-beauty 교육강사협동조합 위원장

- STYLE ZIZONE 평생교육원 교육이사

- 실용업스타일 전문가자격증 심사위원

- 국제 AICI 이미지 컨설턴트 협회 홍보이사

- [Big Power] 공저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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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령 2022-10-06 22:38:03
예뻐진 나의모습을 보면 잃었던 자존감도 되찾는거 같습니다! 다채로운 색이 있는 칼럼 감사합니다!

강성윤 2022-10-06 21:31:41
좋은 칼럼 잘 읽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또한 신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조연심 2022-10-05 23:30:35
코로나블루 시대 우울감을 극복해주기도 하고
특별한 날 나를 보호할 방패막이 되어주기도 하고
강력한 이미지로 깊은 인상을 남겨주기도 하고

메이크업은 테라피 그 이상이네요.
이미지 브랜딩을 통해 자신이 되고 싶은 바로 그 모습으로 보여지는 과정이 반복되면 자타공인 아하! 하고 인정할 날이 오겠네요.

강력한 이미지브랜딩의 힘을 직접 보여주시고, 글로도 알려주시는 비주얼브랜딩계의 마이더스의 손 임태은 대표님!
멋집니다. 그리고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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