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갤러리] 황창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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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갤러리] 황창배 작가
  • 김현석 기자
  • 승인 2023.01.19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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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김현석 기자] 오늘 랜선 갤러리에서 소개할 전시는 황창배 접변(接變)이다.

황창배 작가는 한국화의 새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1978년 국전에서 장인어른인 철농 이기우 선생과 합작으로 그린 '세옹마도'로 한국화 최초의 대통령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밑그림을 생략하고, 한지 위에 서양화 재료를 접목하는 등 과감하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한국화의 이단아’, ‘한국화단의 테러리스트’라고 불렸다.

황창배에게 한국화와 서양화를 한 작품 안에 담는 작업은 전통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국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이었다. 황창배는 생전 인터뷰에서 "전통적 동양화를 공부하다보니 이것 또한 중국적 화법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서양의 방법론을 선택하며 기존 미술에 대한 반발로 모든 것들을 부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지 위 아크릴 물감을 사용한 그의 대표 작품들이 그렇게 탄생했고 이번 전시회의 부제가 '접변'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뒤집기도 했다. 1980년대 황창배는 말 그림을 통해 즉흥적으로 발묵(먹물이 번져서 퍼지게 하는 것)한 후 형태를 찾아나가는 '숨은그림찾기' 연작을 선보였다. 외곽선을 먼저 그린 후 채색하는 전통적인 '구륵법'을 반대로 적용한 것이다. 이른바 ‘무계획의 그림’으로 불리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황창배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림마다 그 당시의 즉흥적인 감정에 충실하여 노력한다. 나는 내 그림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무계획의 그림은 그 한계를 깨트려 주는 즐거움이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물고 변화를 추구하는 그의 미술 인생은 안타깝게 중단됐다. 의욕에 불타던 54세에 담도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마감한 것이다. 그의 생전의 파격 행보를 보여주는 유작을 황창배, 접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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