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작가 박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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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작가 박순철
  • 김숙정 기자
  • 승인 2022.06.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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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미술세계]
[사진출처=미술세계]

[웰니스앤컬처뉴스 김숙정 기자] 시골 마을에서 살다가 상경한 이후 도시의 욕망과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 낯섦을 느낀 박순철 작가. 그럼에도 박순철 작가는 도심 속에서 지난 유년기의 자유로움을 꿈꾼다.

박순철(PARK Soon Chul)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철학과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또한, 박순철 작가는 2020 삶의 흔적전 (약자의 눈), 2015 꽃이 떨어졌다 (갤러리 그림손), 2012 분 가는대로 (장은선 갤러리), 2010 욕망과 상실 (인사아트센터), 2009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 지원작가전 (한벽원 갤러리) 등의 개인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아름다움 보다는 멋진 그림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림이 비록 아름답지는 않지만 살오는 삶의 멋을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 그래서 그는 그림의 외형이기도 한 색채가 화려하지는 않는다. 노인의 구부정한 어깨와 얼굴에 삶의 역사가 담긴 주름 하나 하나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누구나 인간은 자신만의 삶의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스로 자신만의 길을 간다는 게 맞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소소한 일을 처리하고 판단함에도 우리는 타자의 시선을 의식한다. 타자의 시선이나 내면화된 규범에서 나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오로지 내 삶을 살아내기 위해선 고착화된 인식의 틀을 깨뜨릴 용기가 필요하다. 얼마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해야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살아있는 동안 나에게 자유가 지워질지... 나만의 길을 간다는 건 책임윤리도 반드시 가져야함으로 쉽지 않은 길이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2019년 꽃은 핀다. 지난해 겨울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지키고 싶은 이들과 변화를 요구한 이들 간에 치열한 투쟁이 있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자연은 그저 그냥 끊임없이 변화할 뿐 멈춤이 없다. 그래야만 생을 이어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고 있다. 아니 억지스럽게 잊고 싶은 게 아닌지.. 때가 되면 잡것들은 반드시 꽃을 피워 낸다. 이것은 내가 아는 자연에서 여지껏 배운 결과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나는 늘 우리네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 고향은 지리산 자락 자그마한 시골 마을이다. 나에게는 시골 자연에서 보낸 유년기의 삶이 늘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후 서울에서 치열한 경쟁적 삶은 많은 점에서 낯설다. 이 낯섦이 내 작업의 질문이다. 여유롭고 자유롭게 살아왔던 유년의 삶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삶 속에서 점점 희미해졌고, 어느 순간 내 모습은 길들여진 강아지마냥 틀 속에서 영혼없이 반복된 삶을 살고 있었다. 깨지고 부러지는 상처가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작은 조약돌 하나와 부러진 나무가지로도 깔깔 거리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던 동심을 잊어버렸다.

자연의 질서를 떠나 서울 도심의 삶은 나를 새로운 질서에 길들여지게 했다. 도시의 경쟁적 삶은 타자에 대한 배려보다 배타적이며, 관계 속에서 나눔보다는 패기 위한 목적성만 존재할 뿐이다. 여기에 자본주의는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고 욕망을 부추기고 있다. "빛을 등진 자는 자신의 욕망인 그림자만 볼 뿐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우리네 삶은 존재의 본성을 망각하고 있다. 삶이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흔적을 새기며 살아간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렇게 새겨진 흔적은 표정이나, 몸짓이나 말 속에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권력을 가진 자는 질서라는 틀을 만들어 가두고, 따르는 자는 그 틀 속에서 안주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질서의 틀이 억압적으로 다가오면 잡것들은 변화를 꿈꾼다.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지는 것을 역사는 말하고 있다. 나는 오늘도 소소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망각하고 지내왔던 유년기의 자유로운 꿈을 아마도 끊임없이 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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