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은 반려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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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은 반려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 최현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2.1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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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최현희 칼럼니스트] 개에게도 품종이 있는데, 그것을 견종이라고 한다. 품종은 크게 순혈과 잡종(하이브리드)으로 나뉜다. 이러한 인간 중심적인 기준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때는 불과 2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실제 품종개량은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나 급격하고 다양한 품종개량은 약 400~200년 전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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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법칙에 위배되는 인위적인 품종 생산을 어떤 시각에서 봐야 할까? 문제의 발단은 교배 방식에 있다. 새로운 계통의 품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혈연관계가 가까운 개체 간의 교배, 즉 근친교배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근친교배의 큰 문제점은 유전적 결함에서 드러난다. 사례를 들자면 무수히 많은데, 대표적인 견종이 불도그이다.

160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양권 나라에서는 개를 소와 맞서 싸우게 하는 불 베이팅이라는 오락이 유행하였다. 주둥이 길이가 짧은 불도그의 외형은 투견으로서 적합하여 이 오락에 흔히 이용되었다. 때문에 불도그의 외형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품종 보존, 즉 근친교배가 필요했다. 1800년대 이후 불 베이팅이 법적으로 금지가 되었지만 품종을 지키고자 했던 애호가들로 인해 불도그는 품종을 유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불도그는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병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견종 중 하나가 되었다. 단두종의 고질병인 호흡기계 질환이나 고관절 이형성증, 결막염 같은 안구질환, 주름으로 인한 피부질환, 부정교합으로 인해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여 발생하는 소화불량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된다. 당연히 수명 또한 길지 않다.

 

[사진출처=pixabay]

 

그렇다면 불도그는 더 이상 투견 활동을 하지 않는데, 굳이 이런 외형을 위해 순혈 품종을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 다양한 개의 품종이란 새로운 개체의 탄생에 일조했다는 고양감 또는 역사 속에서 굳건히 지켜온 품종에 대한 자부심 등 인간에게 만족감을 주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들은 누구의 몫이 되는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견종에도 유행이 있다. 유기견 보호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지나온 견종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때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진 달마시안, 유명 연예인과 함께 방송에 출연해서 알려졌던 웰시코기, 작고 귀여운 외형으로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티컵 강아지 등 견종 유행은 매체를 타고 흐른다. 문제는 유행의 끝은 유기라는 씁쓸한 현실이다. 품종견들은 대체로 1~3살 즈음 많이 버려진다. 원하던 품종이었으나 기르다 보니 외형이 달라져서, 관리하기가 힘들어서, 병치레로 인해 돈이 많이 들어서 등 핑계는 다양하다. 뻔뻔한 사연이 적힌 종이와 버려지기도 한다. 이 사람들에게 품종은 어떤 의미였을까?

물론, 품종을 떠나서 진심으로 반려견의 특징과 취향, 환경 등을 고려하여 잘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대다수 반려인은 자신의 반려견 품종의 역사를 바로 알고, 취약 부분이나 유전병 등을 공부하며 노력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력을 하는 반려인들에게 품종은 어떤 의미일까?

 

[사진출처=pixabay]

 

반려인들마다 품종개량에 관한 가치관은 다를 것이다. 적어도 그 견종을 데리고 오기 전에 견종의 역사와 특징, 어떠한 유전병이 있는가에 대해 찾아보는 노력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입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현대의 동물복지단체들은 품종개량의 부작용을 막고자 다양한 정책을 건의하여 유럽권에서는 불도그 교배와 사육을 금지하는 등의 품종개량에 대한 윤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건강한 반려 사회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품종개량으로 인한 부작용을 인지하여 동물과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최현희 칼럼니스트

대구 로앤초이 펫푸드 대표

반려동물 웨어허블 정부지원 사업 참여

한국애견신문 반려동물 영양 정보 연재

한국반려동물영양협회 반려동물영양전문강사 CAT 과정 집필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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