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앤컬처뉴스 안상현 칼럼니스트] 여섯살 딸아이가 갑자기 유치원을 안가겠다고 말합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만약 고등학생 딸이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면 어떨까요? 생각만으로도 눈앞이 까맣게 변합니다.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지 않겠다는 말은 결국 대화가 필요하다는 강력한 신호가 아닐까요?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가족 안에서도 대화와 소통의 원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첫째, 황금률을 지킨다.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는 의미는 소통을 비롯해서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되는 황금률입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상대도 싫어하기 때문에 그것부터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은 1절로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휴대폰에 아내 이름을 'OOO 여왕'이라고 저장했습니다. 딸 아이는 공주라고 부릅니다. 아내를 여왕으로, 딸을 공주로 대접하면 저는 자연스럽게 왕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불간섭의 원칙.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은 포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상대를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로서 믿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코칭의 기본 철학과 비슷합니다. 상대방이 문제에 대해 가장 잘아는 사람이라고 믿고,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상대방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으며, 끝으로 상대방 안에 그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셋째, 격을 높이는 공부.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와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성계가 "스님! 내가 보기에 스님은 마치 돼지처럼 보입니다."라고 하자, 무학대사는 "제가 보기에, 상감은 마치 부처처럼 보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는 법입니다.“라고 덧붙여 말했습니다. 성경에서는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습니다. 같은 물음에도 대답은 달라집니다. 그 사람의 수준이 질문과 대답에서 드러납니다. 자신의 격을 높이기 위한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간 갈등이 심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족은 적이 아니라 동지라는 생각을 떠올립니다. 집밖에 나가면 서로 다투고 싸워야할 상대가 얼마나 많습니까? 집안에서도 계속해서 싸울수는 없죠. 가족은 인생이라는 바다를 함께 건너가는 동반자입니다.
[안상현 칼럼니스트]
안상현 칼럼니스트는 나다움인문학교 교장이다. 나다움이 재능이고, 나답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다. 일상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삶을 함께 누리고자 유튜브 '안상현TV'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