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앤컬처뉴스 안상현 칼럼니스트]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로부터 시작된다. 글도 좋은 지식이 가득할 때 좋은 글로 표현된다.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할 때 잘 써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분야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을 쓰는 시간은 5분이지만, 준비하는 시간은 그 이상이다.
머리로 이해되는 내용이지만 설명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 아는 내용이라 생각하지만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는 것이 아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 한번 생각해보자. 글을 쓰는 요령이 부족한 상태인가, 아니면 아직 글을 쓸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것인가?
글은 책상에서 쓰는 것이 아니다. 평소 관심 있게 관찰하고, 공부하고, 대화 나누는 과정이 모두 글을 쓰는 과정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작곡을 하든 그림을 그리든 영감으로 작품을 만들지만, 영감이 떠오르기까지 삶 자체가 준비과정인 셈이다.
영감이란 번득임도 처음엔 볼품없었다. 내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 생각 같기도 하고, 너무 어설픈 생각 같기도 해서 무시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생각을 키워 간다. 한번 떠올랐던 생각은 다시 떠오를 때는 업데이트되어 돌아오기 때문에 버려지는 생각이란 없다.
생각은 정보의 충돌에서 나온다. 정보가 자극이 되어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것이 자극을 주는 행위다. 새로운 음식재료를 준비하듯 새로운 정보를 머리에 입력해야 한다. 생각은 그런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독서, 강연, 대화, 경험 등 새로운 정보를 받는 채널은 다양하다. 정보가 들어오면 기존에 내가 가진 정보들과 부딪힌다. 그런 과정에서 생각이 올라온다. 그러므로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다. 발전적인 생각으로 이어지려면 수준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양질의 강연, 양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것이다.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새로운 생각의 질과 양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안상현 칼럼니스트]
안상현은 나다움인문학교 교장이다. 나다움이 재능이고, 나답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다. 일상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삶을 함께 누리고자 유튜브 '안상현TV'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