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없는 자들은 의로운 행동을 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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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없는 자들은 의로운 행동을 하기가 어렵다!
  • 김부건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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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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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김부건 칼럼니스트] 의로운 것을 보고도 행하지 않음은 스스로 용기가 없다는 것이다. (논어편, 위정)

 

살아가다 보면, 당연히 옳은 일인 줄 알면서도 몸소 행하지 아니하고 응당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거부하지 아니하고 침묵하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도덕적 해이(解弛)’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고 그렇다고 잘못을 인정하라고 할 정도의 책임을 논할 경우도 아닌 것이지요. 단지 스스로 비겁한 인생, 부끄러운 인생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소회(所懷)를 느끼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겁함에 아첨하지 않고 불의(不義)를 보면 참지 못하고 과감히 뛰어들 수 있는 ‘용기(勇氣)’가 과연 자신에게도 있는 것일까요?

 

공자는 스스로 인간을 위하고 혼란스러운 춘추전국시대 불의(不義)를 정의로움으로 대체할 세상을 구할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비록 권력을 얻진 못했지만, 이상적 현실주의자로서 ‘붓과 책이 창과 방패보다 강하다’는 확신을 거뜬히 심어준 위인이었습니다. 그는 하늘을 원망하지도 사람을 탓하지도 않았으며, 그 근본은 ‘아래로 사람을 배우고 위로는 천명(天命)에 이르고자’ 했으니, 결국 군자가 세상에 나가고자 함은 ‘의(義)’를 행하기 위함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문구를 해석해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혹은 이런 것이 인간으로서 행해야 할 올바른 도리라고 알면서도 자기의 이익을 위해, 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히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것을 나는 용기가 없는 자라고 한다.”는 의미입니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유추해보면, 노(魯)나라의 삼가(三家)들이 대부(大夫)로서 제후(諸侯)나 천자(天子)가 지내야 할 천신(天神)과 지지(地祗)에게 제사하기 때문에 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가히 알 수 없는 귀신에게 미혹되지 말고, 오직 그 힘을 마땅히 다해야할 인도(人道)를 다하라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자신이 섬겨야 할 귀신에게는 지성과 공경을 다하되, 기타의 귀신은 멀리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에 대해 마땅히 옳다 여겨지면 주저하지 않고 용기 있게 행해야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막상 그러한 상황에 대처하게 되면, 진정 용기 있는 행동을 의지대로 발현(發現)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문제인 듯합니다.

 

요즘은 타인에 대한 따뜻한 온정과 진정한 용기를 점점 찾기가 힘들어집니다. 여기에 철로에 쓰러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과 젊음을 던진 남자가 있었습니다. 2001년 1월, 귀가도중 도쿄 신오쿠보 전철역에서 선로로 추락한 취객을 구조하기 위해 선로에 뛰어내려 26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의인(義人) 이수현의 이야기’입니다. 부산출신인 그는 공교롭게도 제가 졸업한 부산 내성고등학교 후배였는데, 서울 명문 K대학교 무역학과에 입학한 뒤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겠다.”며 일본에 건너와 유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한․일 관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두 나라의 교역과 문화교류에 이바지 하겠다는 뜻을 채 이루지도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차가운 이슬이 되어 사라져 버렸습니다. 당시 그의 빈소에는 일본 주요 정치인을 비롯한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으며, 그의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애도의 물결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는 의로운 일에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던, 진정한 용기를 보여준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고(故) 이수현씨와 같은 상황이 오면, 다 그렇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세상일에는 극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늘 ‘의로움을 실천하고 용기를 발휘해야 할 상황들이 항상 도처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는 것이지요.

 

인생은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오(頓悟), 즉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까지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단계가 따른다.’는 말입니다. 하나둘 배움의 과정을 거쳐 진정한 깨달음을 얻고 그 과정 속에서 유의미한 채움과 인식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잘 만들어가자는 것이지요. 다식(多識)하다고 모두 똑똑하거나 의로운 삶을 실천하며 사는 건 아니기에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점진적 수행과 용기 있는 삶을 위한 자기성찰이 꼭 필요한 때입니다.

 

[요약포인트]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다함에 그 부끄러움이 없고 의(義)로서 행할 수 있는 용기를 갖자!

 


[김부건 칼럼니스트]

김부건은 토목 엔지니어겸 인문학 작가다. 20년 넘는 기술 전문직(상하수도기술사) 이력을 갖고 있다가 프리랜서로 전향 후 인문학 관련 책을 썼다. 이후 강의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실존에서의 동기부여와 자존감 고양, 통섭과 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백작살롱> 북코칭 스쿨을 운영 중이며, 저서로는 '동양고전의 힘', '파워링커 혁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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