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이창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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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이창분 작가
  • 우영훈 기자
  • 승인 2021.12.08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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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화가
출처 : 투데이신문
출처 : 투데이신문

[웰니스앤컬처뉴스 우영훈 기자] 이창분 작가는 화려한 색감을 사용하지만 그속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편안함이 있다. 마치 풍성하고 무궁무진한 다채로움 속에서 더없이 평안함을 주는 자연의 속성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듯 하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은 이창분 작가의 작품을 두고 '한 줄기 햇살 같은 기도문'이라 말했다. 또한 ‘마치 우리가 그녀의 작품 앞에 선다는 것은 색채로 빚어놓은 저녁 만찬에 아름다운 영혼으로 세팅한 축제에 초대받는 일이다’라고 평하였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김종근 평론가의 이야기와 함께 작가가 초대하는 영혼의 축제에 참여해 보자. 

“그림은 색채로 뒤덮인 하나의 평면이다.”라고 정의한 사람은 프랑스의 화가 모리스 드니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이렇게 수정되어야 한다. “그림은 색채와 그리고 영혼으로 뒤덮인 하나의 평면이다”라고. 90년대 프랑스 체류 시절부터 보아온 이창분 작가의 작품이 이렇게 가슴 저미게 화폭 속에서 작가의 영혼이 읽히는 것은 드문 일이다.

작품 앞에서 내가 제일 먼저 받은 강렬한 첫인상은 “아, 지금 이 작가는 마음속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구나 ”그리고 이제 “철이 들었다”는 느낌이 그림에 드러나는 무욕의 비어있음과 순수함에서 부닥치듯 발견되었다.화폭의 어디를 보아도 한 부분 군더더기가 없었기 때문이며, 더욱 모티브는 간결했고 색채도 투명하고 정갈했으며, 형태는 단순했다. 마치 조각가 브랑쿠지의 조각을 보는 듯 단순미의 아우라가 화면을 감싸고 있었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과거 이창분 작가는 비구상으로 출발했지만, 간헐적으로 구상적인 형태를 담아내면서 10년 단위로 조금씩 자신의 언어를 쉬지 않고 다듬어 왔다. 그리하여 이제 아주 분명하고 확신에 찬 자신의 말투와 화법으로 선언하고 있다. 특히 화면 전체에서 발견되는 단순미의 극치를 보는 듯한 혁신적인 변화가 그 차별성과 품격을 더하고 있었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화면 그 어느 구석에도 억지스러움은 없었고, 불편한 뒤엉킴이나 걸려 넘어지는 부분도 없이 너무나도 거침없이 평안하였다. 그래서 마치 우리가 그녀의 작품 앞에 선다는 것은 색채로 빚어놓은 저녁 만찬에 아름다운 영혼으로 세팅한 축제에 초대받는 일이며, 그녀의 삶에 격하게 포옹하며 동행하는 일과 다름이 없었다." [자료출처=김종근 미술평론]

이창분의 작가노트

 

모든 사람들이 섬처럼 거리를 두고 지냈던 날들은 그 어느 해 보다 고요했다. 나는 매일 앞산을 오르내리며, 영혼의 광합성을 했고, 그렇게 얻은 빛의 힘으로 그림을 그렸다. 낯선 자가 되어 새삼스럽게 들여다보았던 세상은 무심히도 아름다웠다. 나와 깊숙이 시선을 맞추던 무성한 녹색 잎들, 오후의 태양 아래 타오르던 꽃 읽들, 가볍게 흔들리는 않은 꽃잎에 스미던 투명한 공기, 그 모든 것들은 단순한 탄성처럼, 혹은 탄성 이후의 침묵처럼 내 화폭에 자리잡곤 했다. 그렇게 나는 그늘을 모두 삼켜버린 채 높은 채도로 웃고 있는 꽃잎 들과 녹색 혈관을 지닌 나뭇잎들을 중력이 미치지 않는 빛 속에 풀어 놓았다.

 

 

색채에 대한 기억은 사물과 함 께 온다. 혹은 그 사물에 쏟아져 내리는 빛이나 어둠의 깊이로부터 살아나기도 한다. 아무 의도도 없이 마음 이 끌리는 대로 고른 색채가 나를 이끌어 가고, 최초의 색채와 붓 터치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늘 그렇듯 화면에 남는 것은 기억의 혈흔인 듯하다. 그리고 나는 슬픔을 지우듯 캔버스를 덮은 색들을 화이트로 겹겹이 지워 나간다. 내 그림 속의 화이트는 여백이라기보다는 어쩌면 두터운 빛의 층에 가까운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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