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정고요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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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정고요나 작가
  • 우영훈 기자
  • 승인 2021.12.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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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정고요나 작가 홈페이지]
[사진출처 : 정고요나 작가 홈페이지]

[웰니스앤컬처뉴스 우영훈 기자] 정고요나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사진처럼 기록하는 작업으로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고 2016년부터 '라이브 캠 페인팅(live cam painting)' 시리즈를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미디어 회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라이브 캠 페인팅은 CCTV, 웹캠, 셀프카메라 등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영상을 캔버스 혹은 OHP 필름을 활용하여 고정된 배경위로 움직이는 형상을 실시간으로 그려내는 방식이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작가는 “처음에는 단순히 인터넷 상 사람들이 노출되는 형상이 재밌어서 그걸 직접 표출하려고 라이브 캠이라는 도구로 라이브 페인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참여자를 모집해 노출을 동의한 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초상화를 그려 전시를 통해 노출한다.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인데 좀더 확장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작업을 할수록 아이디어가 계속 생겨 지금도 평면에서 미디어, 퍼포먼스, 설치까지 계속 실험하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가 점점 디지털화 되고 인터넷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온라인을 통해 개인의 일상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관찰하는 현상에 관심을 둔 작가는 SNS에 업로드된 가상 이미지가 내포한 동시대적 사회상을 작품을 통해 고찰한다. 

작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필터링filtering’이란 행위를 통해 SNS에서 사회적 네트워킹에 집착하는 현상 및 정서를 동시대 텍스트로 시각화하면서 회화작가로서의 오랜 고민과 실천을 기반으로 언택트 시대의 가상현실 속에서 자기 최면화된 모호한 관계와 욕망을 작품화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 업로드 된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셀카(selfies) 같은 개인의 이미지를 선택하여 작가가 필터링 편집하고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관심과 함께 관계를 증명 받고자 하는 개인의 욕망과 이와 교차하는 타자의 시선을 중성적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리는’ 작가의 행위는 결국 객관적 텍스트로 치환된다.

작가는 SNS 사진 같은 얇은 그리드와 서로 다른 시선을 드러내지 않는 붓질, 채도 낮은 냉랭한 감각으로 ‘그리는’ 행위를 수행함으로써 쌍방향으로 교차 편집된 동시대적 정서와 욕망을 통찰하면서 언택트 시대에서의 회화적인 요소에 대한 예술적 탐구와 현시대성을 투영시키는 실험적 시도를 구축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들 속에는 온라인 상에 업로드 된 이미지가 필터를 거치며 피사체 그 자체임과 동시에 타인을 의식한 '되고 싶은(want to be)' 혹은 '보여지고 싶은' 선망의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투영된 양가적 측면이 포착되어 있다. 

수정과 보완, 자체 검열의 필터링을 통과하여 비로소 보여지는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존재하는 이미지가 되어 가상과 실재 그리고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지점을 형성한다.

작가는 여기에 다시 한 번 필터를 덧씌워 화면으로 옮김으로써 가상으로 편집화된 일상을 살고 실제가 아닌 온라인상에서의 관계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삶에 대한 통찰과 의문을 드러낸다. 또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동시대적인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을 통해 관람자에게 스스로의 진정한 자아상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작가를 통해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회 전반에 걸쳐 갈수록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는 기존의 개인의 사회관계(socializing) 방식의 변화에 더해서 코로나 19 팬데믹에 의해 전방위적인 전환, 다시 말해서 sns를 비롯해서 비대면 방식의 사회활동이 개인의 사회관계의 주요 무대로써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sns상에 자신의 얼굴을 혹은 신체를 담은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행위는 과거 대면 방식의 사회관계와 버금가는 역할을 수행 중이라 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언텍트 시대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현재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단계이며, 그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소셜미디어 상의 얼굴들은 저마다의 욕망과 미래에 대한 흔적을 필터링(filtering)하여 아카이빙하고 있다.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서로 마주보며 대화할 시간이 없이 일상이 바쁜 현대인들은 개인 SNS로 커뮤니케이션을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집에서나 지하철 안에서도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통해 내가 아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매순간 엿보고 있다.

1인 방송이라는 개인 영상 매체를 이용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처럼 굉장히 사적인 부분까지 노출하기도 하는 등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야말로 한 사람의 혹은 특정 부류의 소소한 일상과 관련한 이미지들과 영상들이 기존의 소수의 거대 미디어(TV, 라디오 방송, 신문 등)를 대 신해서 대중의 집중적 관심을 받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각종 cctv에 노출되어 있으며 최근 사회에서는 몰래카메라 사건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개인이 자신을 노출시키고 싶어하는 욕망과 의도하지 않는 노출과의 아이러니한 관계 속에 살고 있는 이러한 시대적 현상에 대한 고찰을 모티브로 예술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개인 SNS에서 흔히 보여지는 현상들은 나의 평범한 일상을 소소하게 SNS에 올리던 것에서 마치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어' 라고 하는 듯이 과시의 장으로 변화되고 있는 듯하다. 여러 앱을 사용한 셀피와 좋은 음식, 좋은 옷, 해외 여행 등의 사진을 통해 더이상 일기처럼 하루하루 기록하던 방식이 아닌 '보여주기 위해 개인 SNS를 이용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편집된 일상을 살고 온라인상에서 만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현대인의 삶에서 오는 고독함과 관계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진출처=아트밈]
[사진출처=아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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