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시장은 블루오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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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시장은 블루오션일까?
  • 김준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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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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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김준현 칼럼니스트] 웹소설, 웹툰 시장이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해 왔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보도자료들을 보면, 웹툰은 2013년 1500억 원 규모였다가 지난해 1조원으로, 웹소설은 2013년 200억 원 미만에서 작년 기준 6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한다.

웹툰의 성장세도 무섭지만, 보다 시장 정착 시기가 늦었던 웹소설의 경우 8~9년의 기간 동안 30배 성장했다. 이 정도면 ‘웹소설 시장은 블루오션이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웹소설 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다’, 더 나아가 ‘블루오션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지 마라’라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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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목소리들이 나오는 데에는 그럴 만한 맥락이 있다. 새롭게 떠오른 시장이고, 또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시장이다. 그러다보니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극단적으로 포장하는 사례들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웹소설 작가들 중에는 분명 몇십억, 혹은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소위 ‘대박을 터뜨린’ 사람들이 존재한다. 웹소설 작품 중에는 100만, 1000만을 넘어 1억 조회수를 돌파한 작품도 있다. 이는 물론 ‘극단적인 성공사례’들이다. 수많은 웹소설 작가들 중에서 극소수만 누릴 수 있는.

그런데 이런 흔하지 않은 사례가 마치 누구나 도전만 하면 달성할 수 있는 것처럼 지망생들을 ‘현혹하면’ 물론 좋지 않다. 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분들은 ‘웹소설 시장은 블루오션이다’라는 명제에 상당히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그 비판 의식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당연히 웹소설 시장도 아무나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아무런 준비도 안 되어 있고, 또 일정 정도 이상의 ‘노력’을 투입하지 않을 사람이 들어와서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그런데 그게 ‘블루오션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와 같을까?

일단 ‘블루오션’은 꽤 비유적인 표현이라는 것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성장 가능성이 커 가는 시장, 들어오면 쉽게 정착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긴 하다. 그런데 그것의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유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웹소설 시장은 블루오션인가’라는 명제의 참과 거짓을 분명하게 가릴 수 있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참이라고 하는 사람은 어떤 기준을, 또 거짓이라고 하는 사람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다.

일단, 웹소설 지망생에게 웹소설 작가 겸 교수로서 자주 해주는 말이 있다.

“블루오션이라는 말이 참이라고 해도, 그게 놀고 먹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가 그것이다.

요식업을 예로 들어 보자. 인기 있는 요리가 개발되고, 아직 그 요리를 파는 식당이 많지 않다면 그건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요리를 파는 식당을 차렸다고 무조건 부자가 될까?

그렇지 않다. 열심히 재료 준비를 하고, 음식의 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접객에 최선을 다하고, 또 지속적으로 홍보를 했을 때, ‘블루오션’에 들어온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웹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최소한 2~3년간의 수련을 거쳐, 일주일에 30시간 이상 습작과 집필 시간을 투자하고 나서 작가로서 납득할 만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아무리 ‘블루오션’이라도, 다른 시장에서만큼의 ‘기본역량’을 키우고 ‘노력’을 경도해야 그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역량과 노력 없이 풍성한 과실을 따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을 우리는 ‘블루오션’이 아니라 ‘노다지’라고 부른다.

이런 맥락에서, ‘웹소설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소개하면서 사실상 ‘노다지’인 것처럼 감언이설하는 목소리를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웹소설은 블루오션이 아닐까?

현직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웹소설 시장은 블루오션의 성격을 가진다. ‘업체’로서 뛰어들려는 사람에게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작가’ 지망생에게는 얘기가 다르다.

거기에 대한 몇 가지 근거를 들어보겠다.

일단 2~3년 이상 습작을 거치거나 창작 교육을 받고, 하루에 8시간 노동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 작가 지망생에게, 웹소설 시장은 꽤 전망이 좋은 일터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주 40시간 노동에 대한 보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웹소설 작가는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 글의 첫머리에 언급했던 가파른 시장 성장세도 그 근거가 된다. 일단 최소한 향후 5년간은, 지망생이 습작을 시작했던 시기의 시장 크기보다, 작가로 데뷔할 때 시장 크기가 더 클 것이다. 시장이 위축되는 분위기는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 웹소설은 OSMU로서의 원천 소스로서의 성격도 강하게 갖고 있고, 이 OSMU의 영역 또한 점점 늘어가고 있다. 웹소설과 웹툰을 포함한 한류 콘텐츠의 해외 진출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순전히 자체 시장과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으로 ‘블루오션’의 여부를 묻는다면, 감히 ‘그렇다’라고도 대답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블루오션이라도, 충분한 역량과 노력이 없이 보상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웹소설이 블루오션이라길래 시작했어요’라며 납득할만한 ‘노력’을 투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요식업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차려 놓은 음식점과 같은 신세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김준현 칼럼니스트]

 서울사이버대학교 웹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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