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앤컬처뉴스 유지선 기자] 파도 소리, 새소리, 빗소리, 잔잔한 바람 소리 등 자연의 소리는 휴식 및 웰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바닥에 톡톡 떨어지는 빗소리,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계곡물 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진다. 자연의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이유는 뭘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자연의 소리는 정신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최근 ‘사이언틱 리포트 저널(Journal Scientific Reports)’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뇌 스캔, 심박동수 측정, 행동 실험 등을 통해 자연 소리의 회복효과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연구했다.
영국 브라이튼 앤 서섹스 의과대학 연구팀은 17명의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자연이나 인공적인 환경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고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소리를 듣는 동안 실험참가자들은 집중력과 반응시간을 평가받을 수 있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뇌 관찰 결과, 소리의 종류에 따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는 뇌 영역의 활성도에 차이를 보였는데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뇌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작동하는 부위이다.
같은 뇌 활성도의 차이를 분석해보면 인공적인 소리를 들을 때는 실험참가자들이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는 반면, 자연의 소리를 들을 때는 외부 세계에 보다 집중하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마음에 집중한다는 것은 자신과 연관된 걱정거리를 계속해서 떠올린다는 의미로 우울증, 불안증, 과도한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
실험참가자들의 반응시간과 심박동수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때 교감신경반응이 감소하고, 부교감신경반응이 증가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교감신경반응이 활성화되면 투쟁-도피 반응이 일어나고, 부교감신경반응이 활성화되면 몸이 이완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실험 초반 스트레스 수치가 높았던 사람일수록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스트레스 수치가 더 많이 감소되었다. 이는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자연으로 둘러싸인 환경에 새의 지저귐이나 바람 소리를 몇 분간만 들어도 심신 안정의 회복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인간은 위험과 안전의 신호에 의존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런데 자연적인 소리로 가득 찬 환경은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우리가 경계를 늦추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연과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인간의 건강과 웰빙에 좋다는 실질적인 연구 결과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후원한 2019년 11월 랜싯공중보건의 메타분석에 의하면 녹색 공간 근처에서 살거나 녹색 공간에 노출된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 외부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도 자연적인 소리와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도 두뇌는 휴식할 수 있으니 우리의 몸과 마음에 파도소리같은 자연의 소리를 자주 들려 주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