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앤컬처뉴스 김하일 기자] "오늘은 귀신의 문이 열리는 날, 인간이 아닌 것들의 날이렷다. 떠나지 못한 귀신들의 노래가 남산골 전체에 울려 퍼지니......"
서울남산국악당의 이머시브 투어 공연인 남산골 밤마실 ‘기담야행’이 10월 20일부터 30일까지 수·목 19시, 20시 30분, 금·토·일 17시, 19시, 20시 30분 등 총 20회에 걸쳐 진행된다.
2017년부터 이어온 남산골 밤마실은 남산골 한옥마을 일대를 이동하며 관람하는 투어형 공연으로, 올해는 조선판 할로윈인 ‘나례’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기담야행’은 남산골 한옥마을의 장소적 특징을 살린 기담(奇談)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극과 국악이 함께 펼쳐진다. 전체 투어를 이끄는 가이드 역할의 재담꾼인 배우들과, 각 장소마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타악, 정가, 일렉트로닉 시나위 등의 다채로운 국악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첫 순서로는 서울남산국악당의 야외마당에서 국악 퍼커션 최영석과 함께하는 전쟁이 만들어낸 ‘탁탁귀신’의 이야기이다. 이어 서울 정도(定都) 600주년 기념으로 지어진 서울천년타임캡슐에서 펼쳐지는 뮤이스트의 아쟁 선율과 함께하는 제성대곡(齊聲大哭), 흉금을 터놓고 벗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의 ‘피금정’에서는 거문고 듀오와 함께하는 거문고 귀신의 기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어 한옥마을의 민씨가옥으로 들어서면 집 안 곳곳 흔적을 남긴 지하지인(地下之人)의 이야기와 힐금, 최여완, 이종훈의 무대를 함께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한옥마을의 가장 큰 정자이자 연못 앞에 자리한 ‘천우각’에서 펼쳐지는 수매(水魅) 이야기와 함께하는 일렉트로닉 퓨전국악그룹 동방박사의 화려한 무대로 막을 내린다.
또한 공연 이외에도 다양한 할로윈 이벤트와 포토존이 운영될 예정이며, 도심 속 깊은 밤 한옥에서 펼쳐지는 이색체험을 즐길 수 있다.
주요 제작진으로는 제4대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김진이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뮤지컬 ‘판’에 참여한 정은영 작가와 송정안, 박준영 연출이 각각 연출과 협력연출로 참여했다.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기획된 이번 남산골 밤마실 ‘기담야행’을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함께 색다른 할로윈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 공연의 가격은 1만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남산국악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례
정의 및 이칭
나례(儺禮)는 섣달 그믐날 궁중·관아·민간에서 가면을 쓴 사람들이 일정한 도구를 가지고 주문(呪文)을 외면서 귀신을 쫓는 동작을 해, 묵은 해의 잡귀를 몰아내던 의식이었다. 그러나 고려 말에는 점차 나례에서 구역의식보다 잡희부(雜戱部)가 확대되면서, 나례가 잡희인 나례희(儺禮戱) 즉 나희로 인식되어 갔다. 조선시대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져서 본말이 전도될 정도였는데, 이는 중국의 나례와 유사한 발전 과정을 보이는 것이다.
유래 및 역사
나례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사실을 전하는 첫 기록은 고려시대 정종(靖宗) 6년(1040)에 나타나지만, 실제로 나례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그 이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종 6년의 기록은 중국의 궁중나례가 고려의 궁중나례에 수입된 것을 말한다.
자료출처=한국전통연희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