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사람들을 다 속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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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 사람들을 다 속일 수는 없다!
  • 김부건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7.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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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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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손으로는 천하의 눈을 가릴 수 없는 법이다. (고문진보편, 이업 「독이사전」)

 

[웰니스앤컬처뉴스 김부건 칼럼니스트] 사람이 가진 습성 중 버려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기만(欺滿)’과 ‘교만(驕慢)’한 마음인 것입니다. 잠언집(箴言集)을 살펴보면,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이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늘 겸손하게 자신뿐만 아니라, 구태여 타인도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스스로를 잘 처신(處身)하라는 의미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고전과 경전들에선 이러한 겸손(謙遜)과 기만하지 않는 자기처신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감정을 잘 통제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포용(包容), 그리고 늘 자타(自他)를 기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문구를 해석해보면, “단지 한사람의 손으로는 천하의 모든 사람의 눈을 가릴 수 없다. 한번 세상에 드러난 나쁜 일은 아무리 감추려고 애를 써도 감춰지지 않는다. 즉 한 두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온 세상 사람들을 속일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특히 허세(虛勢)를 심하게 부리거나, 과장된 언어로 늘 큰소리치는 사기꾼 같은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수법이기도 합니다.

 

옛말에 ‘허장성세(虛張聲勢)’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비어 있고 과장된 형세로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서 실력이 없으면서 허세를 부리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인데, 실속은 없으면서 큰소리치거나 허세를 부리는 이를 지적할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정산종사법어》 도운편5에 보면, “새 도운은 진실한 법이 주장하는 운수니, 거짓 없고 꾸밈없고 ‘허장성세’가 없이 안에 실다운 힘만 있으면 때를 따라 기국(碁局)대로 발전이 되려니와, 행동이 말만 못하고 실이 이름만 못하고 숨은 것이 나타난 것만 못하여, 어느 모로나 허망(虛妄)하고 거짓됨이 드러나는 이는 자연히 세상에 서지 못하게 되리라”고 말했습니다. 스스로를 속이거나, 남을 속이는 자는 결국 내가 먼저 알고 남들도 나중에는 다 알게 되는 이치니, 과장된 언어로 표현하거나 남을 속이는 행위는 지양(止揚)해야 하는 도덕적 윤리(倫理)로 표현한 것이지요.

 

한편으로는 각 개인마다의 인격수양(人格修養)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이 저지른 나쁜 행위를 감춘다고 해서 무마(撫摩)가 되거나 남들도 모르게 속였다고 모든 사람들을 다 속일 수는 없는 법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무책임한 사람일수록 핑계와 구실을 통해 자신의 과실(過失)을 인정하지 않고 빠져나가려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의 패망(敗亡)을 몰고 올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흔히들 잘 알고 있는 ‘모순(矛盾)’이라는 단어를 통해 언행일치의 교훈과 전달하는 말의 표현에서 자칫 사기꾼과 같은 입장이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배웁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를 ‘모순’이라고 하는데, 이 말의 기원은 전국시대 초나라에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에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창은 어떤 방패라도 뚫을 수 있을 만큼 날카롭다. 그리고 이 방패는 너무나 견고해서 어떤 창이나 칼로도 뚫을 수가 없다.” 그가 장터에서 떠벌이는 소릴 듣고 구경꾼 한명이 묻습니다.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 상인은 아무 대답도 못했고 그때 ‘모순’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지요. 물론 나쁜 짓을 하고 무마하려고 한 사례는 아니니까 크게 잘못될 것은 없으나, 허세나 과장광고는 결국엔 뭇 사람들에게도 다 밝혀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진실은 왜곡될 수 없으며, 거짓은 결코 숨긴다고 해서 감춰지거나 남들도 모르게 속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늘 ‘청렴결백(淸廉潔白)한 마음자세’로 살아가야할 것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다 가려지는 건 아니니, 거짓이나 허세로 남을 교만하지 말라!

 


[김부건 칼럼니스트]

김부건은 토목 엔지니어겸 인문학 작가다. 20년 넘는 기술 전문직(상하수도기술사) 이력을 갖고 있다가 프리랜서로 전향 후 인문학 관련 책을 썼다. 이후 강의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실존에서의 동기부여와 자존감 고양, 통섭과 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백작살롱> 북코칭 스쿨을 운영 중이며, 저서로는 '동양고전의 힘', '파워링커 혁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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