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끝까지 살아남기
상태바
작가로 끝까지 살아남기
  • 황상열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8.01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웰니스앤컬처뉴스 황상열 칼럼니스트] 첫 책 <모멘텀>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이 딱 6년전 오늘부터였다. 잊고 있다가 책상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2015년 다이어리를 보고 알게 되었다. 목차를 짜면서 어떻게 쓸지 2주를 고민했다. 그렇게 1차로 완성한 목차 순서대로 쓰기 시작했다. 6년전 오늘이 첫 장 첫꼭지를 쓴 날이다. 백지와 마주하면서 어떻게 첫 문장을 시작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몇 시간을 멍하니 앉아 시간만 보내다가 이렇게 있으면 안될 듯 하여 어떻게든 타자부터 눌렀다. 멍했던 머리에서 쓸거리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렇게 한 단어, 구절을 엮다보니 초고 분량을 채울 수 있었다.

긴 작업 끝에 2016년 4월에 첫 책 <모멘텀>을 출간하고 작가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정확히 저자가 된 것이다. 통칭적으로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 저자는 책을 출간한 사람이란 뜻으로 많이 쓴다. 그래도 책을 내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기본이 되야 하니 작가나 저자는 똑같은 의미로 보고 있다. 첫 책을 내면 다 성공할 줄 알았다. 단번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내 책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하루에도 수십권의 책이 출간이 되는데, 거기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천에서 수만권이 팔린다는 것은 정말 확률이 낮았다. 내 책도 일주일 정도 교보문고 매대에 눕혀져 있다가 한달도 되지 않아 딱 한권만 서가에 꽂히게 되었다. 수천만원을 받을 줄 알았던 인세도 1년동안 받은 금액에 100만원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월급 외에 돈버는 수단을 실천해 봤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지만 내가 꿈꿨던 변화는 크게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출간하기 전까지 기대를 많이 한다. 정말 첫 작품부터 대박을 터뜨리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2쇄를 찍지 못하고 끝이 난다. 책을 낸 경험이 있는 작가라는 호칭만 크게 남을 뿐이다. 그래도 출간까지 한 작가는 뿌듯함은 있지만, 말만 작가가 되겠다고 하면서 쓰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예전처럼 작가로만 먹고 살기는 힘든 시대다.

 


 

그래도 끝까지 작가로 살아남기

책을 내고 많이 팔지 못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내 능력의 한계라고 본다. 그래도 책을 출간할 때마다 읽어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난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글을 하나씩 쓸때마다 책을 새로 준비할 때마다 부담감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전보다 좀 나은 글을 쓰고, 콘텐츠도 새로워야 한다. 요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다 보니 글을 쓰는 자체도 두려울 때가 많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아니 많지 않더라도 내 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그런 사람들에게 같은 내용이 반복되더라도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조금이나마 나누어 그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조그만 보탬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자체가 계속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니까.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두가지가 근사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돈도 벌고 싶고. 남에게 인정도 받고 싶고. 두 개 다 놓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작가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타인을 돕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밑바탕이 되야 하지 않을까? 내 수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런 글쓰는 노동자로 살아가고자 한다.

 

[사진출처=pixabay]

 


[황상열 칼럼니스트]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매일 쓰는 남자 황상열 칼럼니스트이다. 그는 30대 중반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 이후 지독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져 인생의 큰 방황을 겪었다. 다시 살기 위해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서 항상 남 탓만 하던 그 자신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책과 글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를 모토로 독서와 글쓰기의 위대함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어 매일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아주 작은 성장의 힘], [하이바이 스피치], [지금 힘든 당신], [괜찮아! 힘들땐 울어도 돼] 외 7권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0길 33
  • 전화번호 : 02-499-8014
  • 팩스 : 0508-940-8014
  • 이메일 : yjsqueen@naver.com
  • 웰니스앤컬처뉴스 사업자번호 : 414-06-64165
  • 개업연월일 : 2019-11-05
  • 발행·편집인 : 유지선
  • 신문사업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 52779
  • 등록일 : 2019-12-3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
  • Copyright © 2024 웰니스앤컬처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jsqueen@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숙정 010-8817-7690 magarite@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