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정영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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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정영환 작가
  • 이인수 기자
  • 승인 2021.12.07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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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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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이인수 기자] “작품에 몰입하여 그리는 힘겨움이 클수록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찬사가 커진다.""작품으로 전하고 싶은 위로와 공감의 형식은 지독하게 그리는 것에 있다" -정영환

[사진출처=아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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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전 《Your Garden (영혼을 위로하는 푸른숲)》을 열었던 정영환 작가는 2005년부터 시도한 ‘푸른숲’으로 주목을 받아온 작가이다.

정영환 작가는 2011년 인천아트페어에서 처음으로 ‘푸른색 풍경’을 선보이면서 ‘과연 사람들이 좋아해줄까?’ 의구심을 품었으나 그의 작품에 화랑 관계자들보다 대중이 먼저 반응을 보였고 무명작가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구매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출처=아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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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수원시립미술관 개관전에서 양해일 디자이너가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의상으로 제작해 김정숙 여사의 의상으로 만들어졌고  2017년 '영부인의 옷에 새겨진 그림을 그린 화가'로 유명해졌다. 흰 투피스에 그려진 '푸른 숲'이 인상적인 작품이었고 그의 작품이 들어간 흰색 재킷은 기품있고 청량한 느낌으로 극찬을 받았다.

그의 작품 속에서 나무와 숲은 기존의 녹색에서 벗어나 모두 푸른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푸른색의 자연은 관람자로 하여금 기시감과 비현실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동시에 휴식과 치유의 순간을 제공해준다. 최근에 그는 '클래식 블루'로 그려낸 서늘한 '푸른 숲'을 선보이면서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자는 취지를 담았다. 덕분에 '푸른 그림'이 작가의 브랜드가 된 정영환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치유의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아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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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신의 그림은 ‘현대미술이 뭐 어려워? 진부한 풍경화가 색 하나만 바꾸어도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어’라는 치기에서 시작된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수원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가 본격적으로 작업에 매달린 것은 2010년부터였고 그 전에는 미술고등학교와 예술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술실기를 가르쳤다. 가르치는 일도 적성에 잘 맞아 중앙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미술교육을 전공하기도 했다.

온종일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작업에 전념하기는 어려웠지만, 머릿속으로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작품을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는 기술만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머물고 싶지 않았고 평소 그의 삶 속에서 자연에 대한 관조와 미술에 대한 열정을 언젠가는 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푸른 숲’의 구상도 이때 교사시절에 이루어진 것인데 그 계기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술고등학교에서 친한 동료 선생님과 ‘어떤 작품을 그리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면서도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당시 미술계는 개념미술과 팝아트, 단색화 등이 대세였고, 전시장을 찾기 전 작가나 작품에 대해 미리 공부해야 한다고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현대미술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그냥 보기만 해도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은 없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산과 숲 등 녹색의 자연을 푸른색으로 바꾸어 새로운 느낌을 주자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출처=아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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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릴적에 낙성대 근처에서 동네 산과 약수터를 뛰어다니며 항상 자연을 접하며 자란 성장 배경을 바탕으로 미대에 진학한 후에도 항상 자연을 모티브로 색깔이나 재료, 표현기법 등에서 지금보다 훨씬 다채로운 작업을 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이 언제나 새롭게 와 닿는 느낌과 자연과 동화되는 순간들, 자연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돌멩이도 붙여보고, 아크릴물감에 쇳가루를 섞어서 칠하기도 하면서 철이 산화하면서 색깔이 점점 변해가는 작품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런데 유독 그는 왜 푸른색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을까? 그의 대답 속에서 그가 푸른색에 끌린 이유와 푸른빛이 품고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프랑스의 이브 클라인이나 우리나라의 김환기 등 푸른색에 매료된 작가는 많습니다. 저 역시 어렸을 때부터 왠지 푸른색에 끌렸어요. 특히 깊은 바다색인 울트라 마린을 좋아해요. 푸른색은 거칠고 야만적이면서도 순수하고 신비한 색, 차가우면서도 안정감을 주고, 단순하면서도 화려하고, 귀족적인 색입니다. 인류의 시원을 느끼게도 하지요. 푸른색으로 그린 풍경이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의외로 ‘따뜻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아요.”

[사진출처=아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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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생략하면서 푸른색과 흰색만으로 채운 그의 풍경은 청량감이 돋보인다. “배경에 흰색이 아니라 다른 색을 칠했다면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흰색 바탕의 푸른색 풍경은 담백하면서도 귀족적인 느낌이 조선 청화백자를 떠올리게도 한다. 어디에서 본 듯 익숙한 풍경이지만, 사실 그의 그림 속 풍경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인상 깊었던 풍경들을 모아 새로운 풍경을 창조합니다. 서로 다른 풍경을 조합하기도 하고, 있던 풍경에서 몇몇 요소를 빼거나 변형하기도 하면서 사람들이 꿈꾸는 보편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거지요. 울긋불긋한 색깔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제 풍경에서는 계절이 느껴지지 않고, 시간이 멈추어 있는 것 같다는 분도 계세요. 제 그림을 보면서 사람마다 각자 마음속에 있는 풍경을 끄집어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그린 풍경은 대부분 정면을 보고 있어요. 안정감이 느껴지는 구도로 보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김정숙 여사의 의상에 대해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한다’고 설명하던데, 제가 전하고 싶은 게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는 같은 푸른색 풍경이라도 작품마다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사유와 치유를 위한 작품을 완성하며 '블루 유토피아'로 흰 바탕의 캔버스에 온통 푸른색으로 그려진 나무와 숲은 녹색의 자연에서 변주되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다가가게 한다.

2004년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진후 수원과 서울, 서울에서 양평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수 없이 길을 오고가면서 그는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산, 나무로부터 깊은 위로를 받았고 그 감동을 작품으로 표현하여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고자 한다.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그의 삶 속에 녹아있는 자연이라는 모티브로 언제나 새롭고 신선한 감동을 주고자 노력하는 화가 정영환은 다양하고 창조적인 모험과 시도 속에서 어느새 마음의 안정을 주는 '푸른빛의 화가'로 대중에게 자리를 잡고 있다. 작가노트 속에 담긴 그의 진심이 그림을 통해서 더욱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차원의 치유와 위로의 힘으로 전해지길 기원한다. 

[사진출처=아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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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환의 작가노트

전시장에 있으면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왜 파랑색으로 그림을 그렸나요? 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과 파랑색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미술에 대한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떠나 남녀노소 첫 질문이 왜 파랑일까? 이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점점 어려워지기도 했습니다. 파랑색은 "내가 좋아하는 색이고, 현대미술이 뭐 있어?" 하는 나의 도전정신의 색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제 작품 표현방식의 일부분인 색, 즉 파랑색을 나도 왜 좋아할까 계속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점점 제가 왜 파랑색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더군요. 파랑색은 영적인 색입니다.

모든 만물을 천상으로 끌어 올리는 영적인 색깔인 것이죠. 파랑색은 귀족의 색이면서 성공의 색이고, 차갑고 냉절하면서 이지적이고 세련되었습니다. 또한 파랑색은 어떤 색과 조우하느냐에 따라 색의 속성을 달리하는 변화무쌍한 색이기도 합니다. 자연의 모티프는 대학생시절부터 줄곧 작품의 일관된 주제였습니다. 물론 새로운 지평으로서의 청색시대(정영환작가의 파랑색 그림시기)가 있기 전 작품들은 다채로운 컬러에 추상과 구상을 아우르는 자연의 표현이었습니다.

(중략)

삶의 무게를 덜어주고 소통하게 하는 것이 미술의 사회적 기능이기도 합니다. 예술은 삶과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감추기도 하고 어떤 특별한 기교를 부려서 그것을 더욱 강렬하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제가 작업을 해나가면서 거창한 예술적 구호나 메세지를 생각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작품으로 대중들이 저의 그림을 보면서 각자의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길 바랄뿐입니다. 팍팍한 일상에 지칮 현대인들에게 시리도록 파랗고, 시간과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유사 이상형으로써 제 작품을 통해서 위안과 위로, 안식과 휴식을 드리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아트밈과 업무협약을 통해 기획하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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