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톡톡] "왜 하필 교도관이야?" 장선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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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톡톡] "왜 하필 교도관이야?" 장선숙 작가
  • 김숙정 기자
  • 승인 2021.11.1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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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본인제공] 장선숙 교도관
[사진출처=본인제공] 장선숙 교도관

 

[웰니스앤컬처뉴스 김숙정 기자] "제복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선생님의 제안에 비금도에서 자란 소녀는 교도관 수용자들의 엄마가 됐다. 죄수와 간수가 친구가 되는 게 가능한 일일까? 30년째 스스로 갇힌 여인이 된 교도관 장선숙 작가를 만나봤다. 수용자들의 엄마이고 친구가 되며 담장 안밖에 징검다리가 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작가소개 부탁드립니다.

아름답고 건강한 1004의 섬, 신안 비금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교도관이 된 지 32년째입니다.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때론 호랑이 선생님이, 때론 넉넉한 엄마가 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곳에서 만난 좋은 분들로부터 받은 긍정 에너지를 담장 안팎에 나눠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교도관, 수용자, 출소자, 그리고 비행 청소년의 행복한 진로에 대한 연구 경험 등으로 경기대학교에서 직업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작은 징검다리에서 더 튼튼한 다리가 되고자 사회복지, 코칭, 글쓰기 등을 공부하며 두 권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33회 교정대상을 수상하였고, KTV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와 KBS 라디오 ‘정관용의 지금 이 사람’, 조선일보 주말 섹션 특집에서 인터뷰를 했고, 다수의 방송 또는 언론 매체 등을 통해 교정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Q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첫 책인 “왜 하필 교도관이야?”는 30년 이상 교정 현장에서 경험하고 연구한 것들을 토대로 담장 안 세상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교도관을 직접 만날 수 없기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라 생각하고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교도관은 ‘사회와 가족들까지 포기하고 세상을 증오하고 좌절한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고, 가장 어둡고 답답한 곳에서 그 어둠을 탓하기보다 한줄기 등불이 돼 수용자들을 오래도록 지켜봐 주는 사람’입니다. 또한, 수용자나 출소자 스스로 가진 낙인과 좌절, 외부에서 가진 편견과 낙인 등으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사례와 정보 등을 제공해 그들의 관점에서 공감하고, 격려하며 다시 한 번 살아볼 의지를 심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두 번째 책인 “꿈틀꿈틀 마음 여행”은 보호관찰 청소년들과 수용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쉽고 예쁘고 따뜻한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쉼과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때로는 위안이 되고, 때로는 자기 탐색을 하며 행복한 삶을 위해 한 걸음 떼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지금까지 출간한 책 중 몇 권만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왜 하필이면 교도관이야?'는 '세상을 잇는 사다리, 담장 안 사람들, 담장을 허물다' 3장으로 구성해 교정공무원에 대한 소개, 수용 생활의 다양한 모습, 출소 후 사회 적응에 필요한 지식, 정보, 사례 등을 담았습니다.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교정시설이 결코 절망의 공간이 아니라 반성과 성찰을 통해 희망의 싹을 틔우는 곳임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 출간 후 교정에 대해 편견을 가진 외부인들도, 현재 수용 중인 이들과 출소자들, 그리고 많은 교정 인들이 함께 공감하고 위로와 도움이 됐다는 후기들이 제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꿈틀꿈틀 마음 여행'은 총 5장으로 사계절과 환절기로 구성하고 각 계절의 정서와 생애주기를 연결함으로써 자기 탐색, 희망, 성장, 성숙, 나눔을 담았습니다. 1장 '추운 겨울에 나를 만났습니다'는 지친 우리에게 추억과 따뜻함으로 위로하고, 기운을 차려 자기를 탐색하고, 땅을 만드는 시간으로 구성했습니다. 2장 '봄과 함께 설렙니다'는 봄의 정서와 더불어 삶과 자연에 씨앗을 뿌리고 꿈을 키우는 시간을, 3장 '폭염과 장마에도 쑥쑥 커갑니다'는 성장통을 겪고 이겨내며 또 사랑하고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4장 '가을 햇살과 함께 익어갑니다'는 나이 들어가며 결실을 보고 성숙해 가는 모습을, 5장 '환절기'에는 사회적인 함의를 담아 소외된 사람들, 환경과 통일 등 나눔과 더불어 사는 삶을 적었습니다.

저자의 일상 경험 등에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다정한 의태어에 기대어 시 같은 산문으로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질문하고, 때로는 응원하며 독자들 스스로 위로받고, 힘을 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책과 친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짧고 편안한 문장과 캘리그라피 삽화로 구성했습니다. 이 책은 다양하게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함께 소리 내어 읽고, 내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과 삽화를 전달하기도 하고, 의태어로 자신만의 글쓰기를 해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사진출처=본인제공]
[사진출처=본인제공]

 

Q 하고 계시는 강연이나 강의에 대한 소개해 주세요.

교정에 대한 이해를 위해 외부기관 및 단체 등에 강연하고, 일반인 대상 글쓰기 지도, 중ㆍ고등학생 및 대학생 대상 진로 관련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교정에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 등 자문을 하기도 하고, 여러 독서토론회 등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Q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교정공무원은 다른 공무원들과 달리 제한된 공간에서 범죄인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고, 역량을 펼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교정공무원들의 잠재돼 있는 역량과 강점을 개발해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진로 코칭을 위해 준비 중입니다. 더불어 수용자, 위기 청소년들의 진로 코칭과 중장년 글쓰기 코칭을 통해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사진출처=본인제공]
[사진출처=본인제공]

 

Q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교도관의 모습은 극히 일부분이고, 교도관은 힘든 근무 여건과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에도 불구하고 소명을 가지고 한 사람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수용자도 일정 기간 형기를 마치고 나면 우리의 이웃으로 돌아와야 할 사람임을 잊지 않고 그들에게도 관심을 두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도소나 보호관찰소 등 교정시설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시설이지 혐오 시설이나 기피 시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설이기에 멀리 밀어낼 것이 아니라 사회 한 가운데 있어야 합니다. 교정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한 부분임을 많은 분이 기억하고 함께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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