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갤러리] 한윤정 작가의 'On the way to 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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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갤러리] 한윤정 작가의 'On the way to eat'
  • 정민기 기자
  • 승인 2022.02.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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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앤컬처뉴스 정민기 기자] 오늘 랜선갤러리 주인공은 한윤정 작가이다. 음식을 소재로 삼고 그것을 주제화 하는 작업을 선보여 온 한윤정은 이번에 그것의 공간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자신의 끼니를 위해, 지인들과의 만남을 위해, 누군가와의 만찬을 위해, 작가가 들리는 재래시장, 슈퍼마켓, 커피숍, 레스토랑과 같은 공간은 모두 '음식(의) 공간'이 된다. 따라서 그녀의 ‘음식 공간'은 모두 '먹는 행위'를 준비하고 실행하기 위한 개인적 공간이지만, 더불어 그것의 사회학이 작동하는 공적 공간이 되기도 한다.

작가(나)에게 음식 공간은 외려 너(당신들), 그(녀) 혹은 그(녀)들과의 나눔과 소통의 공간으로 정초된다. 작가는 슈퍼마켓, 식당, 카페 등이 그려진 캔버스 작품들과 더불어 그것들과 어울리는 아크릴 간판들에 조명을 넣어 함께 설치함으로써 전체적으로도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공간 디자인을 연출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On the way to eat'라는 전시주제 아래로 집결하는 그녀의 음식 공간은 분명코 '소비의 공간'이면서도, 어떠한 나눔을 실천하는 '생산의 공간'이 된다.

한윤정의 작품에 드러난 음식 공간 역시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다. 재래시장의 저울이 보이는 어떤 점포에서는 상인과 벌이는 한 주부의 흥정이 한창이다. 천수마트 슈퍼마켓에서는 막 계산을 마친 누군가가 주인과 입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낙지요리집 이층에서는 중년의 한 신사 가 그가 초대한 누군가와 진중한 밀담을 나누고 있는 중이다. 또 한 사람은 카페에서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의 대화에 열심이고 또 누군가는 커피향을 음미하며 과거의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음식 공간은 타자와의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등장인물들은 스냅사진이 포착한 풍경에서처럼 얼굴만이 혹은 다리나 손만이 화면 안에 부분적으로 등장하지만, 음식공간에서 벌이는 작가(나)와 그(녀)들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상상하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러한 회화적 장치들은 외려 그(녀)들의 대화를 엿보는 관객의 관음증을 보다 더 유발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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