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과 웹툰은 서로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가? (2)
상태바
웹소설과 웹툰은 서로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가? (2)
  • 김준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2.09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웰니스앤컬처뉴스 김준현 칼럼니스트] 전회에서는 웹소설과 웹툰의 제작 과정 및 비용이 다르다는 점에 대해서 서술했다. 이번에는 이 제작 과정의 차이에서 파생되는 여러 특징들을 통해, ‘같아 보이면서도 많이 다른’ 웹소설과 웹툰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웹소설과 웹툰의 제작 과정과 비용의 차이는 여러 가지 비교지점을 파생한다. 가령, 웹소설과 웹툰의 ‘호흡’에 대해 생각을 해 보자. 

웹소설과 웹툰은 모두 ‘연재’의 형식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웹에 게시판 형태의 페이지를 만들고, 거기에 게시물 형식으로 한 화, 한 화 연재해 간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제작 과정과 비용의 차이 때문에, 두 장르의 연재 호흡에 차이가 생긴다.

웹소설은 ‘매일 연재’를 기본으로 한다. 

물론 모든 작품이 매일 연재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웹소설 작가가 ‘매일 연재’를 전제하고 거기에서 연재 주기를 조절해 나간다. 필자의 경우에도, 연재 초기에는 주 7일 연재를 진행하다가 후반부에 들어가서 주 4~5일 연재로 속도를 조절해 나가는 방법을 쓴다(이 방법도 권장되지는 않는다).

매일 연재는 당연히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일종의 ‘업계 표준’이 된 것은, 여러모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 작품을 읽어보고 흥미를 느껴서 계속 읽으면서 따라올 결심을 한 독자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어. 이 작품 재밌군. 새로운 연재분이 올라올 때마다 따라 읽어야겠다.”라는 결심을 한 독자가 확보된 것이다. 

이 독자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1년 동안 유지했다고 하자. ‘열혈독자’로서 1년 살았다는 이야기다. 만약 이 독자가 ‘매일 연재’를 하는 웹소설을 읽었다면? 그는 365화를 본 것이다. 그런데 주 1회~2회 연재하는 웹툰의 독자였다면? 그는 1년 동안 100화 정도를 봤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니, 당연히 작가와, 작품을 출간하는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상업적인 이유에서라도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이’ 연재하기를 원하는 상황이 마련되는 것이다.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이때 웹소설에서 ‘최대한’은 대체로 주 7회 이상(주 10회 이상 연재하는 작가도 없지 않다). 웹툰에서의 ‘최대한’은 주 2~3회다. 웹소설은 기본적으로 혼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작업의 단계를 나눌 필요가 없다. 하지만 웹툰은 일단 한 사람의 작업이 끝나면, 다른 사람의 책상으로 넘어가야 하는 과정이 생긴다. 여러 사람의 손, 여러 단계의 작업을 거쳐야 하는 웹툰이 매일 연재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론적으로야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웹툰은 현재의 수준 정도가 한계인 것이다. 

이런 차이가 단순히 작품 외적인 부분에만 영향을 끼칠까?

물론 그렇지 않다. 연재 시간으로 보았을 때, 웹소설의 이야기 진행 속도는 매우 빠르다. 웹소설 연재는 200화에서 300화 사이의 길이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인데, 이 경우 현재 웹소설 연재 시스템에서는 대체로 1년 안에 이야기의 완결이 이루어진다. 반면 웹툰은 하나의 이야기가 3년, 5년 이상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차이는, 당연히 독자의 성향 차이로까지 이어진다. 웹소설의 빠른 전개와 빠른 연재에 익숙한 독자층. 그리고 웹툰의 그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연재와 전개에 익숙한 독자층. 이런 차이가 누적되어 이야기의 ‘수요’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똑같이 ‘웹’을 바탕으로 정착한 작품인데도 ‘빠른 전개’의 요구가 웹소설에서 강하고 웹툰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현상.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가설로 두 장르의 제작 과정과 비용의 차이를 두는 것이 가능하다.

웹소설과 웹툰의 제작 과정의 차이가, 독자의 성향 차이를 만들고, 또 일반적인 내용 전개의 흐름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흐름. 장르 간의 특성 차이는 이렇게 작품 밖의 조건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김준현 칼럼니스트

[서울사이버대학교 웹문예창작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0길 33
  • 전화번호 : 02-499-8014
  • 팩스 : 0508-940-8014
  • 이메일 : yjsqueen@naver.com
  • 웰니스앤컬처뉴스 사업자번호 : 414-06-64165
  • 개업연월일 : 2019-11-05
  • 발행·편집인 : 유지선
  • 신문사업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 52779
  • 등록일 : 2019-12-3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
  • Copyright © 2024 웰니스앤컬처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jsqueen@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숙정 010-8817-7690 magarite@hanmail.net
ND소프트